아케이드게임 업체들과 저작권 관련 업체들의 ‘볼멘소리’가 연일 정부 민원실에 접수되고 있다.
지난 23일 이후 29일까지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민원실에 접수된 민원 중 게임 관련은 모두 13건으로 이가운데 처리 완료된 것은 4건, 처리중인 것은 9건이다. 저작권 부문에서도 4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들 민원의 내용은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사행성 기준을 묻는 것이 대부분. 또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도 민원인들의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저작권과 관련돼서는 MP3의 불법 다운로드에 관한 질의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 사행성 기준 논란=게임장내 메달 또는 점수 환전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사행적 요소가 없으면 고객들이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사행성의 불법 경계선이 어느 정도까지냐’는 질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임장 업주가 고객서비스 차원으로 메달 또는 점수를 주는 것이 불법인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주출입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같은 민원은 아케이드 게임의 사행성 논란이 가시지 않고 단속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청소년보호법과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등 여러 법 조항들이 게임장 사업 이권과 직접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로서도 적지 않은 고민이다. 아케이드 게임시장을 단속 일변도로 가는 것은 게임산업 진흥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케이드 게임은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당장 단속 일변도로 몰고 갈 경우 건전한 시장 까지 동반 추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콘텐츠의 기술개발로 앞선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어내는 업체들까지 불똥이 튈 염려가 있는 것이다.
게임음반과 김용삼 과장은 “아케이드 게임의 건전화를 위해 법적 강제, 계도 등 다양한 방편을 쓰고 있으나 게임장내의 속사정을 낱낱이 파악하기에는 힘들다”며 “e스포츠의 건전한 방향으로 아케이드 게임을 유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은 ‘음원논쟁’=온라인 음악에 쏠리는 관심을 반영하듯 MP3 다운로드 등 음원 관련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음악산업협회 추연수 본부장과 문화부 저작권과 임원선 과장이 음악저작권 신탁을 놓고 지상토론이 펼쳐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는 음악산업협회가 한국음악정보센터(KMIC) 사업을 추진하면서 음악 저작권 단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추 본부장은 임 과장이 문화부 홈페이지 ‘문화칼럼’에 게재한 ‘저작권이 뭐길래?’라는 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저작권과의 독단적인 음악신탁정책이 음반사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음원 신탁관리단체인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의 신탁계약서가 기본적인 요건도 갖추지 않아 협회가 전횡을 부려도 권리자는 보호받을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별 음반사들이 충분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독점적인 신탁관리단체는 필요없다며 정부의 신탁정책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법의 테두리에서 사행요소를 사업화하려는 게임장 업주들과 이를 막으려는 관계당국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음원권리에 따른 ‘신탁논쟁’이 사이버 상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이경우기자·정진영기자@전자신문, kwlee·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