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지부진했던 CJ인터넷(대표 송지호)의 시네마서비스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CJ인터넷 측이 “늦어도 9월 중 매각을 결론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CJ인터넷은 “강우석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CJ엔터테인먼트와 CGV에 시네마서비스를 넘길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두 개의 MOU=이번 협상에는 2가지의 중요한 사전 양해각서(MOU)가 등장한다. 하나는 지난해 12월 CJ인터넷의 전신이었던 플레너스의 방준혁 사장과 강우석 감독간에 맺은 것으로 CJ인터넷에서 배급 제작업체 시네마서비스, 극장 체인업체 프리머스시네마, 무대 및 소품디지인업체 아트서비스 등 3개 계열사를 분리, 강 감독에게 넘긴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하나는 CJ와 강감독 사이에 지난 3월 맺은 MOU로 강 감독이 CJ측으로부터 시네마서비스 등 계열사 인수 자금 200억원(현재 총 인수자금은 680억원으로 보고 있음)을 빌리는 것. 시네마 서비스 매각 협상은 이 두가지 MOU를 근간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프리머스시네마가 문제의 중심=순조로워 보였던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게 된 핵심에는 프리머스시네마가 있다. 프리머스시네마는 지방 중심의 극장체인으로 연말까지 상영관수가 150∼170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상영관수가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임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프리머스시네마에 대한 CJ와 강 감독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다. CJ 측은 강 감독과의 MOU에서 3년후 프리머스시네마를 일정한 가치로 되사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강 감독 측은 영화계에서 시장독점화 우려 등의 명분을 내세워 프리머스시네마를 CJ 측에 쉽게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프리머스시네마 소유권을 3년 뒤 CJ에 넘길 것을 확약하느냐 안하느냐를 두고 CJ와 강 감독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CJ인터넷의 압박=시네마서비스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주가 급락으로 고심했던 CJ인터넷은 결국 마지막 카드를 들고 협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9월까지 강감독과 협상이 안되면 CJ 측에 시네마서비스 등을 넘기겠다는 것. 당장 주가가 오르는 등 긍정적인 시장반응이 나왔다.
반면 강 감독 측은 다소 부담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프리머스시네마는 물론 시네마서비스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CJ 측도 영화계의 큰손인 강 감독과의 결별하는 식의 협상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향후 프리머스시네마가 동양·롯데 등 경쟁사에 넘어갈 수도 있는 현재의 협상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송지호 CJ인터넷 사장은 “CJ인터넷의 입장은 주주이익을 위해 시네마서비스를 제 때에 제 값 받고 팔고 다른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라며 “CJ그룹과 강감독 중 누군가는 양보된 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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