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일본 게임시장 평정에 나섰다.
최선봉에는 ‘게임포털(http://www.nexon.co.jp)’과 차세대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마비노기’가 배치됐다. 넥슨은 지난 29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경단련) 회관에서 넥슨재팬이 준비중인 현지 게임포털 운영과 ‘마비노기’의 일본 진출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사이트’를 표방한 이 게임포털은 30일 오후 오픈했으며, 일본 시장요구에 맞게 기존 웹게임은 물론 △라운지(커뮤니티) △마이캐릭터(아바타) △온라인게임링크 △블로그·채팅 등이 어우러진 종합 포털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이와 함께 조만 패치가 단행될 ‘마비노기’도 9월경 일본 유저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연내 동시접속자수 3만명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서원일 넥슨 사장은 “지난 99년부터 쌓아온 일본에서의 노하우 등을 종합해 일본 유저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올해말까지 일본에서만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단언했다.
넥슨은 지난해 8월 선보인 ‘메이플스토리’가 일본 청·장년층에까지 폭넓은 인기를 확보, 월매출 1억엔(약 10억원)을 넘보는 ‘금맥’으로 자리를 굳힌데 이어 ‘마비노기’도 연매출 900억원 달성 프로젝트의 전략적 소재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튜디오개념(데브캣)을 도입한 ‘마비노기’는 깔끔한 그래픽처리와 애니메이션적 캐릭터 구성, 카툰 랜더링 등으로 이미 한국보다 일본에 더 적합한 게임으로 평가 받아왔다. 실제 상용화도 안된 일본에서 이미 팬클럽과 커뮤니티가 구성되는 등 사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 사장은 “‘마비노기’가 연말에는 일본, 중국에 모두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명실공히 한·중·일 3각 서비스편대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특히 일본시장의 매출효율성이 높아, 일본시장에서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넥슨은 일본 현지개발사 ‘허드슨’과 합작해 자체 개발한 물풍선 대전액션게임 ‘BnB’도 연내 일본 현지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 유수의 개발사로 통하는 허드슨이 그동안 콘솔·아케이드·모바일게임 등에서 축적해온 경험을 향후 어떤 형태로 넥슨의 일본시장 게임 라인업에 조력할지 주목된다.
도쿄=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인터뷰> 넥슨재팬 데이비드 리 사장
“좀 더 ‘일본적’이고, 일본 유저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게임으로 특화하겠습니다”
수 개월간 40여명의 직원들과 ‘넥슨포털’ 오픈을 준비해온 데이비드 리 사장은 설레임보다는 욕심에 넘쳤다. 단순히 사이트에 들러 게임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거기서 커뮤니티까지 꾸밀 수 있는 온라인 광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리 사장의 전략이다.
“물론 넥슨의 풍부한 게임 라인업이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거기에 안주하지는 안겠습니다. 보다 더 철저히 현지화하고, 일본 유저의 속성에 어필하는 게임으로 재구성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리 사장은 넥슨포털을 오픈하면서 내건 ‘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란 슬로건을 ‘마꾸노치 벤또(도시락)’로 재해석했다. 어떤 요구를 가진 유저라도 사이트를 찾으면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또다른 표현이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도전이 즐겁습니다. 넥슨포털은 그만큼 일본시장에서도 전혀 새로운 포털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최근 3년간 소프트뱅크에서 손정의사장과 호흡을 맞춰온 리 사장은 일본시장에서 절대 아성을 굳히고 있는 야후BB와의 다시 맞붙은 포털전쟁이 이래저래 신나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