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의 휴대폰 제조사업 확대 전략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서비스사업자가 휴대폰 자회사나 관계사를 통한 소싱 비중은 높아진 반면, 역으로 순수 제조업체의 비중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전화서비스 3사가 올해 상반기 휴대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비중을 줄인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휴대폰 관계사인 KTF테크놀러지스와 LG전자의 비중이 크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들이 번호이동성 등으로 늘어난 휴대폰 교체 수요를 휴대폰 자회사나 관계사의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며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가 휴대폰 제조사업을 확대하면서 양측간에 갈등을 빚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휴대폰 부동의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비 SK텔레콤 공급비중이 5% 포인트(P) 가량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SK텔레콤 판매물량중 45% 가량을 공급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6월에는 SK텔레콤이 위피 탑재로 인한 플랫폼 환경 변화와 브이케이 등 중견 휴대폰업체로 단말기 소싱을 확대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비중이 30%까지 떨어지면서 양사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SK텔레콤과 갈등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시장 환경의 변화로 SK텔레콤 공급비중이 다소 줄어진 것”이라며, SK텔레콤과 갈등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삼성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7월부터 시행한 2차 번호이동성으로 SK텔레콤이 KTF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제조업체의 참여를 독려했으나, 삼성전자와 의견차이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단말기 자회사와 휴대폰 관계사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KTF의 경우, 지난해 휴대폰 자회사인 KTF테크놀러지의 소싱 비중은 15%였으나, 상반기 현재 19%로 4%P 가량 올라갔다. 1차 번호이동성으로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KTF테크놀러지스의 공급량을 늘린 결과다.
LG전자와 같은 그룹사인 LG텔레콤은 상반기 LG전자로부터 55% 가량 공급받았다. 지난해 대비 15%P 가량 늘어난 수치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초 번호이동성에 가장 적극이었던 LG텔레콤이 전략 모델을 요구해와 상반기 공급물량이 늘어났다”며 “하반기에는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통3사의 자회사 단말기 공급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