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옛 명성 되찾는다

일본 가전의 ‘자존심’ 마쓰시타가 비상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온 구조조정 프로젝트 ‘창생 21’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마쓰시타는 최근 새로 내놓은 디지털가전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마쓰시타의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PDP TV, DVD리코더 등 전략 상품을 발빠르게 투입해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 전략이 아테네 올림픽 특수 효과를 누리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가전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사업에서도 상승효과가 나오면서 과거 명성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키워드는 핫(더위), 디지털, 올림픽이다.” 최근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가와가미 테쯔야 전무는 실적 호전의 요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디지털 AV기기에서부터 백색가전까지 폭넓은 사업을 가지고 있는 마쓰시타가 올림픽 특수, 무더위 등을 겪으면서 ‘종합력’이란 특유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마쓰시타 실적 호전의 주역은 뭐니뭐니해도 PDP TV. 1분기 점유율에서 30%를 넘어서며 일본내 수위자리를 차지했다. 일본 최대 양판점인 빅카메라 이케부쿠로 본점에서 PDP TV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정도 늘어난 상태지만 이 가운데 3분의 1이 마쓰시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시타는 또 6월 초순부터 LCD를 포함한 평판TV에서 13개 신모델을 잇따라 출시했다. 나카무라 구니오 사장이 주도한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적극적인 공격 전략이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DVD리코더도 호조를 보이면서 AVC(음향·영상·정보기기)·네트워크 부문의 영업이익이 172억엔(전년 동기 대비 7%)을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 부문은 자사 제품용과 다른 전자업체용 모두 확대돼 양산 효과가 수익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1분기 디바이스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배인 157억엔로 늘어났다. 백색가전 부문도 수익 확대를 견인했다. 지난해 출시한 ‘30도 드럼 세탁기’가 50%의 시장을 잠식하는 등 이 분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배 증가한 171억으로 확대됐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