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유무선통신 사업자들의 관심의 초점이었던 휴대인터넷(와이브로)서비스 사업자 선정 일정과 기술표준 방식을 확정 발표했다. 무엇보다 와이브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됨에 따라 유무선 사업자 간의 사업권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것은 물론, 지지부진하던 통신장비업체들의 개발 작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이번 발표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불사하고 서비스 기술 표준을 우리의 독자방식이라 할 수 있는, TTA표준이 반영된 IEEE 802.16으로 정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 이중화방식(TDD), 이동성(시속 60km) 등 5개 성능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기는 했지만 이 역시 우리의 독자 기술 방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국내 표준에 대한 정부의 결연한 육성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데 기대감까지 갖게 한다. 올바른 결정이라고 판단한다. 휴대인터넷은 통신선진국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신개념의 유무선 융합 서비스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상용 서비스에 나서는 만큼 기술선도국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CDMA의 상용화를 통해 통신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우리나라가 앞으로 아무런 걸림돌 없이 휴대인터넷 서비스 관련 기술과 장비개발, 그리고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분명한 원칙과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오는 9월 말까지 사업자 선정기준을 확정하고, 내년 2월까지 사업자를 최종 선정하겠다는 정부의 일정은 지켜져야만 한다. 이 일정이 제대로 지켜지더라도 2006년 초 서비스에는 촉박한 감이 없지 않다는 일부 사업자들의 지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서비스가 늦어지면 기술선도국 위상을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치열한 국제통신 경쟁 상황에서 서비스 사업자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고 또 관련부품이나 장비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사업자 선정은 가능한 한 이른 것이 옳다고 본다.
이와 함께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 기준 초안 마련에도 몇 가지 중요한 선택이 필요하다. 예컨대 사업자 수와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경험과 시설을 어느 정도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또 신규 진입을 허용한다는 시장경제의 일반원칙 못지 않게 통신시장의 특수성과 자원 절약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런 선택들을 함에 있어서는 우선적으로 적용할 검토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있어 국가경제 및 산업활성화, 소비자 후생 극대화, 유효경쟁체제 유지 및 경쟁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목표를 고려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장활성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현실적으로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은 유무선사업자 중 누구를 중심으로 할 것인가보다는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유무선통신 서비스업체 간의 균형적 발전도 고려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자 선정기준 등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대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IT839전략의 하나인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침체된 통신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