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텔레콤 사장은 지난 27일 아침 삿포르에서 도쿄로 이동했다. 한·중·일 IT장관회의에 진대제 정통부 장관과 동행한 3일 간의 일본 방문일정을 쪼개 시간을 냈다. 그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도쿄의 디즈니랜드. 83년 개장한 도쿄 디즈니랜드는 일본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테마파크다.
왜 갔을까? 국내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지친 심신을 테마파크에서 풀려고?
남 사장이 앉은 자리는 롤러코스터 맨 앞좌석이 아니라 브리핑실의 딱딱한 의자였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매년 방문객수가 급증해 연간 250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2002년 이미 누적 방문객수 3억명을 돌파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입장료가 약 6만원(5500엔)이나 되면서도 재방문율이 97%에 달한다. 고객이 한 가지라도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전체 서비스의 가치는 제로가 된다는 고객서비스 정신 덕이라고 한다.
첨단시설보다 직원들의 몸에 밴 친절과 청결한 시설물 관리가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남 사장의 방문은 바로 도쿄 디즈니랜드식 고객만족 경영의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SK텔레콤, KTF와 마찬가지로 LG텔레콤은 하반기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을 수 없는 처지다. 내년 1월에는 자사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역번호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목표로 내세운 가입자 600만명 확보를 위해선 ‘특단의 카드’를 하반기에 준비해야 한다. 도쿄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남 사장의 카드는 ‘극한의 고객만족’이 아닐까.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