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폰 업체 전망 엇갈려

일본 이동통신 업계 양대산맥인 NTT도코모와 KDDI간 경쟁 구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본 휴대폰 업체들의 2004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을 집계한 결과 최대 이통사업자인 NTT도코모와 KDDI간에 실적이 엇갈리면서 향후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도코모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68억엔 보다 13% 감소한 1704억엔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8% 줄어든 2766억엔, 매출은 2.5% 감소한 1조2200억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KDDI의 영업이익은 5% 상승한 896억엔을 기록했다. 수치로는 도코모가 훨씬 앞서 있지만, KDDI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KDDI는 세련된 휴대폰과 뛰어난 품질의 서비스, 가격정책 등을 앞세워 1위 업체인 도코모를 맹추격하고 있다.

도코모는 휴대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새로운 요금할인 패키지와 요금인하를 단행했지만, 기업의 수익악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또한 3세대(3G)이동통신 서비스인 FOMA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요금인하 혜택과 단말기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했지만 오히려 실적이 악화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도코모의 올해 실적전망도 어둡다. 올해 영업이익이 25%에 해당하는 8300억엔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2년 역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KDDI는 1분기 신규 가입자의 53%를 유치하는 등 성공적인 실적을 거뒀다. 특히 3G 서비스인 ‘au’가 24% 상승한 800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au는 CDMA2000 1x 표준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WCDMA기반의 FOMA 보다 늦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가입자 순 증가 수에선 이미 FOMA를 추월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통신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도코모의 FOMA 서비스 가입자가 최근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시작한 3G 서비스인 FOMA는 가입자가 지난 3월까지 300만명에 그쳤지만, 7월에는 500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KDDI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소프트뱅크도 재팬텔레콤을 인수, 통신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통신시장은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등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