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극화 현상에다 내수침체와 투자부진까지 겹쳐 우리 경제의 그늘이 짙어가는 가운데 민·관 등이 공동으로 전개하는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디지털 TV(DTV) 보급 캠페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잘 아는 것처럼 우리의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계속 침체되고 있다. 소득의 부문간 격차도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의 반도체·무선통신기기·가전·자동차 등은 8개월 연속 30%대의 높은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7월에만 29억8000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내수는 소비와 투자 등이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고유가, 노사문제까지 겹치고 재고는 쌓여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이 8월 한달 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전개하는 DTV 보급캠페인은 DTV 대기수요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할 것이란 점에 비춰볼 때 침체한 내수경기 진작에 적지 않은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다면 DTV는 디지털혁명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도체나 휴대폰에 이어 DTV가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새 인기품목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캠페인이 단순히 DTV의 공급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극심한 내수침체에 시달려온 가전업계에 새 활력소가 되고 이것이 내수부진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알차게 전개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통신과 방송의 융합시대를 맞아 양방향 핵심 인프라로 DTV가 제 기능을 다해 국민 편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이해를 높여 나가는 데 소흘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캠페인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DTV가 제2의 가전산업 증흥기를 구현하는 선봉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가전업계는 이번 캠페인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일회성 캠페인으로 그친다면 기업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런 점에서 DTV 보급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미진한 점은 없는지 거듭 확인해야 한다. 우선 정부와 업계는 저렴한 DTV 보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기업들은 고품질, 고기능의 제품 개발과 보급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잘 아는 것처럼 DTV는 기존 아날로그 TV보다 화질과 음질이 뛰어나 충분히 시장경쟁에서 승산이 있다. 내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DTV 제품 구매가 늘어나고 점을 감안해 기업들이 기능은 우수하되 가격은 저렴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욱이 아테네올림픽과 연계해 적극적인 고객밀착 마케팅전략을 마련해 추진하면 국내외에서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DTV를 정보기술협정(ITA) 대상품목에 편입하고 무관세 제품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번 캠페인과 더불어 기업들은 과열경쟁으로 시장 질서가 혼탁해지지 않도록 하고 사후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제품을 팔 때와 사후관리가 한결같아야 한다. 시청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DTV는 방송과 방송산업, 그리고 가전업계 등에서 기대가 큰 품목이다. 이번 캠페인이 가전업체들의 투자를 촉진시켜 내수경기가 되살아 나는 한편 가전산업의 재도약을 이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