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얼 `아이팟 갈등` 업계 전체 논쟁으로 `비화`

 애플과 리얼네트웍스가 아이팟의 사용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분쟁이 저작권 및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업계 전반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IDG뉴스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리얼네트웍스는 지난주 애플의 아이팟을 포함한 70여개 이상의 MP3플레이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모니’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애플은 이와 관련, 리얼네트웍스가 해커의 전술과 윤리를 채택해 아이팟 사업을 침해했다고 비난했었다. 특히 지난 1998년 제정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침해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리얼네트웍스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애플의 디지털방식 미디어 비즈니스에 조금 덜 위협적이라고 하더라도 하모니와 같은 기술은 산업체 관계자들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IDG뉴스 측은 전했다.

주피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카드는 “디지털로 판매된 음악의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올해 2억7000만달러에 달했지만 온라인 음악 판매는 전체 음악 판매에서 12%에 지나지 않는다”며 “파일포맷과 관리시스템의 비호환성은 소비자들을 혼란에 몰아넣을 수 있고 온라인 음악 판매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몇몇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음악을 어떤 사이트에서나 살 수 있고 어떤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다면 오히려 디지털 음악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니버설 뮤직그룹 제프 브로니코우스키 부사장은 하모니의 방향은 ‘올바른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버드 로스쿨 버크만센터의 조나단 지트래인은 “표준을 설정하고 이를 컨트롤하기 위해 노력하는 애플을 비난할 수 없지만 리얼네트웍스에 대해 해커전법이라 비난하는 것은 조금 과했다”고 말했다.

IDG는 애플이 소송을 진행하게 될지는 명백하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 특허청은 DMCA를 독점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프린터 업체인 렉스마크와 카트리지 기업간의 저작권소송에서 미 특허청은 프린터에 제3자가 만든 재활용 토너를 쓸 수 있도록 한 칩이 저작권 보호 장치의 우회를 금지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결내린 바 있다.

리얼네트웍스의 뮤직 서비스 부문 부사장인 세안 리안(Sean Ryan)은 “우리는 아이팟을 해킹해 역설계(리버스 엔지니어링)하지는 않았다”며 “유저와 아이팟간에 데이터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은 비즈니스모델이 무산될 수 있는 점 때문에 이를 무시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팀 딜은 “애플의 콘텐츠 판매는 아이팟 판매 확대에 더 없이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것은 애플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