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필름, 싱가포르에 `새 둥지`

‘스타워즈’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로 유명한 루카스 필름이 첫 해외 진출사업으로 싱가포르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건립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루카스 필름의 합작사 설립에 이어 일본의 게임업체인 코에이와 겐키 등 게임업체들의 게임 개발센터를 연내 유치할 예정이며 최근 월드사이버 게임즈 개최권을 획득하는 등 애니메이션과 게임 개발분야의 허브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4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루카스 필름이 싱가포르 정부와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설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스 필름이 합작사의 지분 75%를 소유하고, 나머지 25%를 싱가포르 정부의 경제개발위원회(EDB)와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가 공동으로 보유하게 된다. 스튜디오는 내년 봄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루카스 필름은 서양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에 일본의 아니메로 대표되는 동양적인 분위기를 조화시켜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조지 루카스는 미리 녹화한 화상 연설문에서 “싱가포르에 애니메이션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동서양이 조화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카스는 이번에 설립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회사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과 비디오 게임 등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쉐린 차우 루카스 필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의 애니메이션 산업이 더 발달했지만 싱가포르의 강력한 지적 재산권 보호법이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라며 “콘텐츠 제작을 하는 우리에게 지적 재산권 보호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우는 싱가포르의 유연한 이민정책도 싱가포르를 선택하는데 한 몫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루카스 필름의 스튜디오 유치를 영화와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사업 강화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테오 밍 키안 싱가포르 EDB 의장은 “루카스 필름은 싱가포르의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싱가포르는 작년 제조업에서 벗어나 국내 산업을 다변화하고,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은 ‘미디어21’ 계획을 발표했다.

 ‘미디어21’은 미디어, 디자인, 예술 산업 규모를 2배로 확대하여 2012년까지 경제의 3%에 해당하는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최근에도 싱가포르는 샌프란시스코 등 5개의 경쟁 도시를 물리치고 2005년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개최권을 획득하는 등 미디어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