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착신 번호를 갖는 인터넷전화(VoIP)’가 등장할 예정인 가운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노리는 통신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간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커뮤니케이션, KDMC, BSI 등 주요 복수SO들은 자사의 가입자들에게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삼성네트웍스 등 통신사업자들과 비공식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MSO의 한 고위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삼성네트웍스 등 인터넷전화사업을 준비하는 통신사업자들과 만나, 협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지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한 전문가는 “MSO가 케이블방송 가입자라는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인터넷전화를 자체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따라서 전화사업의 노하우를 가진 통신사업자들과 협력하거나 제휴를 맺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5월말 중앙MSO와 사업 제휴를 맺는 등 SO와 협력 체제를 쌓는데 힘을 쏟고 있다.
◇SO-통신사업자 윈윈 모델 찾기=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성기현 상무는 “9월에 번호 체계가 자리잡히고 기간통신망간 접속료 정산문제가 해결되면 씨앤앰의 고객들에게 부가 서비스로 인터넷전화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MSO의 입장에선 고객 서비스이거나 신규 수익 모델로서 인터넷전화를 고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투자 비용을 포함해 부담도 만만치 않다. 데이콤의 이병민 부장은 “VoIP 플랫폼 구축에 투자를 해왔고 또 전화 시장 공략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SO들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하는데 필요한 부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들은 MSO가 가진 가입자가 탐이 난다. 일례로 씨앤앰과 제휴를 맺을 경우 서울내 110만 가입자를 고객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링크의 관계자는 “가입자가 취약한 통신사업자와 전화사업이 약한 SO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물밑 수준=삼성네트웍스의 관계자는 “씨앤앰, KDMC, BSI 등과 만났으며 큐릭스, CJ케이블넷 등과도 (기회가 있으면)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콤측은 “SO들과 만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SK텔링크는 다음주 인터넷전화사업 내부 사업 계획을 수립한후 SO들과 만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기존 협력 관계 SO들에 인터넷전화를 제안하는 한편, MSO에도 추후 협력 모델을 제안할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 SO와 통신사업자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견 교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데이콤의 이병민 부장은 “아직 회사 내부적으로도 특정 SO와의 제휴 추진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MSO인 씨앤앰의 성기현 상무는 “구체적인 협력 모델을 제안받는 상황은 아니다”며 “11월, 12월쯤 되야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O와 통신사업자들이 서로 이해득실를 따져가며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는 가운데 제휴 파트너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