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보급확산 캠페인이 국내 방송산업 환경 변화는 물론 내수 경기 활성화에 디딤돌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3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민간, 정부, 언론이 함께한 ‘디지털TV 보급확산 공동캠페인’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이처럼 입을 모았다. 디지털TV 보급확산이 가전업체는 물론 우리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참석자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참석자는 “이번 조인식은 산업적 측면에서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이렇게 민간기업과 정부, 언론이 디지털TV 보급확산에 힘을 쏟는 것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한 대의 디지털TV에는 수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이 부품은 우리가 자랑하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반도체, 전송기술 등이 포함된다. 중소 부품업체가 만든 크고 작은 중요 부품들도 들어간다. 이것 뿐만 아니다. 디지털TV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 과정에서 만들어 낸 결정체로 꼽힌다. 가전업체와 방송사이외에도 디지털TV 산업군에는 통신서비스 사업자, 케이블 사업자, 콘텐츠 제작업체, 프로그램 제조업체, 소프트웨어업체, 미들웨어업체 등도 포함된다. 나아가 물류유통,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와 하다못해 동네 자장면가게, 화장품가게, 생선가게, 피자가게 등도 들어간다. 이들은 모두 디지털TV 속에서 융합된다. 서비스와 산업, 정책, 기술, 문화 등이 이 속에 녹아 있다. 그러고 보니 디지털TV는 고유명사라기보다 진행형 동사처럼 느껴진다. 시간과 기술개발에 따라 다양한 수준과 범위를 흡수하는 불가사리같다. 블랙홀 같은 존재다.
이 블랙홀 같은 디지털TV는 가전업체를 하나로 묶는 것도 모자라 정부와 언론을 하나의 목적으로 융합했다. 거기에 ‘내수경기 진작’이라는 적절한 조미료도 가미했다. 특이한 것은 서로 디지털TV가 자기 영역이라고 다툼을 벌인다고 소문이 났던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도 한자리에 모였다. 미래 우리산업을 이끌어 갈 이 쌍두마차는 디지털TV 앞에서 두손을 잡았다. 그것은 그들의 표현대로 ‘디지털TV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생각도, 접근 방식도 너무 닮아 있었다. 내수 진작과 수출 활성화가 그들이 선택한 미래였다. 이날 조인식에서 만난 산업자원부 이희범 장관과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 그들이 마주잡은 손 안에서 이미 새로운 디지털 세상은 열리고 있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