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대되는 무선인터넷 `세계표준`

 국내 무선인터넷 솔루션 4개 업체가 시장선점의 관건인 세계 기술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각자가 보유한 요소기술을 결합한 신제품 개발에 공동으로 나섰다고 한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분야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업체는 내로라하는 국내외 유명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함께 개발제품에 나서고 공동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런 통합전략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한국형 원천기술로 세계 표준 시장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들의 상호협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경쟁에서 그간 각자 개척한 시장을 결합해 더 큰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점과 우리가 보유한 원천기술로 세계기술 표준을 주도해 보겠다는 두 가지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이 개발한 원천기술을 다른 기업과 상호 협력해 더 큰 시장개척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영역 지키기에 주력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처럼 각자 보유한 원천 기술을 통합해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이미 개척한 시장을 통합해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경우, 새로운 형태의 기업협력 및 수익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더 중요한 것은 융합제품을 만들어 세계 기술표준을 주도해 보겠다는 사실이다.

 잘 아는 것처럼 지금 세계의 기업들은 원천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분야일수록 누가 그 분야 기술표준을 주도하느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최우선 관건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개발한 자사 기술을 세계표준으로 삼고자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수출기업의 경우 원천기술이 없을 경우, 별도로 지급하는 특허료를 수출가에 반영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열세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상당수 원천기술이 부족해 해마다 엄청난 금액의 특허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4개사가 각자 보유한 원천기술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용할 경우 과거 선진국 기술을 추격하는 형태가 아닌, 기술가치를 창조하면서 세계 기술표준을 주도할 수 있어 무선인터넷 솔루션 분야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원천기술 확보하는 게 말처럼 단시일 내에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연구비를 투입해야 하며 개발기술도 효율성과 파급효과 등을 감안해 특화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우리가 원천기술 부족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이런 원칙에 따라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유관업체 간 보유한 원천기술을 통합해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도 채택해 볼 일이다.

 지금 수출이 잘 되는 휴대폰의 경우 우리가 세계 시장의 26%를 점유하고 있지만 원천기술부족으로 해마다 매출액의 5% 이상을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특허료 사용 등으로 외국에 지급한 금액만 상반기 중 20억2960만달러로, 수입은 7억5870만달러에 그쳐 적자 규모가 12억7090만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4개 기업들의 상호협력 및 가치창조형 기술개발 모델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해당 기업과 국가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