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다양화의 산물

일상생활에서 ‘다양화’라는 용어를 자주 접한다. 특히 산업분야를 보면 제품의 다양화, 색상의 다양화, 고용의 다양화, 수출의 다양화 등 여러 부문에서 다양화에 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는 다양화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보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파생시키는 요소이며, 이론적 측면뿐 아니라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검증이 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관심사인 온라인게임 분야 또한 점차 게임장르가 다양화돼 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는 최근 1∼2년 간 온라인게임 시장의 몇 가지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다. 이러한 추세는 온라인게임 산업의 발전적인 방향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산업의 태동기만 해도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의 후발주자였다. 게다가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세계 게임시장 흐름을 따라가기에 급급해 왔었다. 그러나 세계가 가능성만을 엿본 온라인게임 시장을 우리나라는 선구적으로 창출하면서 거대한 온라인게임 시장을 일구었고 수출산업으로도 그 위상을 세우고 있다. 나아가서는 서서히 세계 게임시장의 한 축을 형성해 가고 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PC플랫폼용 온라인게임 리더는 한국이며 향후 다양한 플랫폼의 온라인게임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동성을 지닌 국가 역시 한국이라는 점에 이견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온라인게임 성과는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여서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 또한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개발사들이 끊임없는 개발과 도전을 행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기가 어려우리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국내 개발사들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러한 우려와 걱정을 직시하고 있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된 장르인 롤플레잉게임(RPG)은 세부 장르의 다각화와 그래픽 등 게임의 질적 향상을 통해 세계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정 장르의 편중화가 향후 온라인게임 산업을 도태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으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속속 시장에 출현하고 있는 상황은 국내 온라인게임이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제품의 다양화, 즉 게임장르의 다양화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온라인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는 국내시장을 더욱 견고히 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이 지닌 다양한 색깔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장르의 출현은 누가 누구의 시장을 쟁탈한다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발전에 기여하는 상생의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장르의 게임은 참신성, 신선함, 희귀성 등의 특성을 무기로 기존 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유저의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게다가 기존 장르는 이 후발 장르의 새로움으로 자극 받아 더 나은 질적 향상을 꾀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에서 어떤 장르가 뛰어나고 시장점유율이 높은가를 따지는 것은 별로 중요한 게 못 된다. 장르의 구별은 단지 게임시장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온라인게임을 발전시켜 간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의 변방이 아닌, 하나의 흐름을 주도하는 위치에 올라설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어느 한 장르에 편중돼 있다는 우려와 그에 따른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선점한 온라인게임의 위상을 안이하게 다른 이에게 그 우위권을 넘겨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개발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개발자들은 그 누구보다 게임의 개발력과 경쟁력을 높여 세계시장의 진정한 주체가 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철우 드래곤플라이 대표 dragon@dragonflyga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