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단체의 무료음악 재생시간 제한 중단 촉구성명 발표로 MP3폰 저작권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작 문제해결의 중심에 서야할 음악계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악단체와 음반사들로 구성된 ‘음악산업 발전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지속적으로 LG텔레콤 측과 MP3폰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MP3폰 저작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힌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저작권단체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어 논의 자체가 ‘반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대위에는 현재 한국음악산업협회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등 단체와 예당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도레미, 튜브 등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매주 한차례씩 진행되고 있는 이 논의에는 과거 LG텔레콤이 제안했던 음악발전기금 도입은 물론, 저작권 침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술적인 검토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해결책을 마련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저작권단체 가운데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처음부터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한국음악정보센터(KMIC) 설립 등을 둘러싸고 한국음악산업협회와 갈등을 빚는등 비대위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더욱이 음제협은 LG텔레콤 MP3폰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위한 법적 검토를 마치고 조만간 실력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한 발 더 나아가 LG텔레콤과의 협상에 주된 역할을 하는 예당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저작권침해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내 최근 승소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음반사들과 LG텔레콤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더라도 반쪽 협상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음반사와 저작인접권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저작권 단체들이 보다 근본적인 저작권 문제를 들고 나온다면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에게 새로운 족쇄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음악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음악산업 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도 부족할 판에 오히려 딴죽을 걸고 있다”며 저작권단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희덕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회장은 “비대위를 탈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음제협은 음반사 입장과 저작권 단체의 입장을 함께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비대위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특히, 논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경우 이에 동조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