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를 넘어서는 SPC

 국내 SW산업분야의 지재권을 심의 의결하는 전문기관이 있다. 정통부 산하의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이하 프심위)가 바로 그 단체다. 법조계와 학계, 산업계 전문가 20여명을 분야별 전문위원으로 구성해 각종 SW관련 지재권 문제에 대한 의결을 내린다. 그래서 대부분의 SW지재권분쟁을 맡는 법원에서도 기술적 분석이나 의견을 프심위에 의뢰하며 프심위의 결과가 법원의 판결에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프심위는 처음으로 전체위원회 20명을 소집해 심도있는 심의를 진행했다. 다름 아닌 ‘스트리밍 방식의 SW사용기술의 적법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도 상용화되기 시작한 분야로 향후 국내 SW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때문에 프심위는 전체위원회를 3번이나 소집하는 진통끝에 ‘SW스트리밍 사용기술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프심위의 결과에 대해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는 위원회의 구성과 결정과정이 억지라며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물론 프심위의 결정에 손해를 보는 다국적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라면 일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저작권 보호를 위한다는 단체가 정부기관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한편의 손을 들었다며 무효라고까지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실제 결정과정에서 프심위는 SPC 측 고문변호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은 터다. 이러한 부분이라면 SPC의 상대업체인 소프트온넷보다는 오히려 SPC의 입김이 클 것이라는 것도 상식이다.

 결론이 자신들의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법조계는 물론 학계 및 정부 정책입안자까지 참여한 위원회의 결정을 뒤엎자고 주장하는 SPC는 도가 지나치다. 과연 3차에 걸쳐 이번 의결에 참여한 전문위원들은 객관성과 기술력이 결여됐다는 SPC의 얘기를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컴퓨터산업부·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