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법유포 다양화·전문화

영화의 불법 감상 방법이 전문화, 다양화되고 있다.

10일 한국영상협회(회장 박영삼)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최근 디빅스(DivX) 파일 위주이던 불법영화 유포 방식을 탈피해 DVD 소스 전체나 ‘rmvb’라는 새로운 형태의 파일 공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 등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면서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영화파일을 제공하는 경우도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P2P나 웹스토리지 사이트에서는 최근 용량이 3∼4기가바이트(Gb)급에 이르는 영화파일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DVD 리코더로 원본 DVD를 복제한 후 소스를 그대로 올리는 것이다. 이는 원본 그대로를 소유하고 싶은 사용자의 욕망과 서비스 업체의 용량 확대,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증가세가 맞물린 결과다.

디빅스포맷이 DVD급 화질과 음향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원본 DVD 소스를 추출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원 소스를 받아 DVD에 저장하고 인터넷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DVD 표지를 출력해 붙이면 정품 DVD와 구별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자칫 불법 DVD 판매자가 양산될 수도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말 개봉한 한국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가 개봉일부터 불법 유포된 데에는 ‘rmvb’ 파일이 큰 역할을 했다. 그동안 국산 영화의 불법 유포는 DVD 출시 후 이뤄져 왔지만 캠버전이면서도 화질이 좋은 ‘rmvb’ 파일 포맷의 등장으로 국산 영화도 개봉과 동시에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rmvb’ 파일은 용량도 100∼200MB에 불과해 더욱 손쉽게 공유되고 있다.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영화’로 검색을 하면 268개의 카페가 나온다. 대부분 회원제로 운영중인 이 카페들은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인 개봉작을 포함해 인기 영화, TV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영상협회 온라인팀의 김의수 팀장은 “최근의 불법 영화 감상 형태는 전문화,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실시간 동영상 녹화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손쉽게 동영상을 제작 유포하고 있으며 대부분 일정한 절차를 거쳐 정회원으로 인정받아야만 자료를 공개하는 등 보안이 철저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