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계가 다수의 컴퓨터를 연결해 마치 1대의 대형 컴퓨터 처럼 사용할 수 있는 ‘그리드컴퓨팅’ 기술을 현장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이닛폰인쇄, 신닛테츠(신일본제철), NTT데이터, 닛세이(일본생명)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슈퍼컴퓨터급 성능을 기존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한 투자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는 그리드컴퓨팅을 속속 생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다이닛폰인쇄가 인쇄공장에 이미 이 기술을 적용했고 신닛테츠도 제철소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주로 천문학, 지놈 해석 등 학술 분야에서 이용돼 왔던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 산업 분야로 확산될 경우 수요 변동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제가 구축되고 품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이닛폰인쇄는 인쇄공장에 7대의 PC를 상호 접속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인쇄 정보 중 카탈로그, 청구서류 등을 작성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신속히 골라낼 수 있다. 특히 PC 7대를 연결했기 때문에 1대로 작업했을 때보다 처리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이 회사는 또한 자사 공장에 적용한 그리드컴퓨팅 구축용 SW를 다른 기업들에게도 판매할 예정인데 이미 시스템 구축업체에 납품한 상태다. 이 SW를 사용해 PC 20대 규모의 그리드 컴퓨터망을 구축하면 PC 1대로 2시간 반 정도 걸리던 고정자산세 계산 작업을 불과 8분만에 처리 할 수 있다.
신닛테츠의 자회사인 신닛테츠솔루션즈 역시 IBM과 공동으로 주력 제철소의 동판 생산을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에 그리드 컴퓨팅 적용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자동차 및 전자업체로부터 갑작스런 추가 발주 및 사양변경 요구를 받았을 때 즉석에서 원료 조달량의 변경 및 제조공정 순서 변환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철소의 경우 생산량 및 가동 상황을 철저히 제어하고 있는데 다수의 변동 요인을 감안해 최적의 생산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선 높은 계산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1대에 10억엔 정도하는 슈퍼컴퓨터 및 대형 범용기가 사용돼 왔다. 신닛테츠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약 100대의 소형 서버를 1억엔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9월 이후 본격 도입할 전망이다.
이 밖에 NTT데이터는 신약개발 등에 사용하는 그리드컴퓨팅 SW 및 시스템을 제약업계용으로 출시했다. PC 100대를 연결할 경우 표준 가격은 850만엔인데 이 정도의 성능을 지닌 대형 슈퍼컴퓨터의 도입 가격은 2∼3억엔에 달한다.
금융업계에서도 닛세이기초연구소가 금융자산의 위험분석 등을 1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그리드컴퓨팅 SW를 개발, 은행 등 금융기관에 판매 중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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