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의 스포츠 제전인 2004 아테네 올림픽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3일(현지 시각) 올림픽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이 본격 시작되면 세계 사람들의 이목은 온통 경기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TV화면에 쏠릴 것이다. 이번 올림픽 TV방송은 주관 방송사가 국제 공통 신호로 제작해 송출하는 화면을 각국의 방송사들이 전송받아 서비스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올림픽 중계 방송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TV는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도 생방송을 즐길수 있는 첫 대회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뿐 아니라 휴대폰을 통해서도 주요 장면을 볼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TV 중계사상 처음으로 세계 10여개 방송사에 올림픽 경기의 온라인 생중계를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방송시간 제한으로 시청할 수 없는 경기 화면을 방송은 물론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생방송 중계가 처음으로 허용되는 만큼 제한 사항도 의외로 많다.
우선 유럽 지역의 스포츠팬들은 실시간으로 올림픽 경기를 온라인 시청할 수 있다. 영국의 BBC·노르웨이 NRK 등 방송사들이 인테넷을 통해 경기화면을 송출할 예정이다. 이미 유럽방송연맹은 BBC와 유럽 각국의 방송 네트워크의 중계권 확보를 위해 4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유럽 시청자들의 경우 온라인으로 생방송을 볼 수 있지만 접속 지역은 제한된다. 외국에서 온라인 접속하는 것을 차단, 온라인 중계가 허용된 국가에서만 인터넷으로 시청할수 있다.
또한 일부 유럽 방송사들은 브로드밴드를 통한 접속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화 접속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온라인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없도록 했다. 특히 노르웨이의 인터넷 서비스를 담당하는 NRK 방송은 3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만 온라인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NRK 방송 웹사이트를 담당하는 크리스티안 엘스터는 “해외에 거주하는 노르웨이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2000년 올림픽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방송연맹(EUB)의 마크 요에르그는 “유럽 전역의 TV 중계 허용시간인 1만2000시간으로는 전체 경기를 중계하지 못한다”면서 “브로드밴드와 모바일 기술이 TV 중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시청자들이 인터넷 생중계를 볼수 있는데 반해 미국 시청자들은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다만 경기 주요 장면만 보거나 생방송과 다소 시차를 둬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7억9300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TV 방송 중계권을 따낸 NBC가 시청률을 위해 온라인 중계를 제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NBC는 TV방송이 끝난 후 하이라이트만 편집해 온라인 서비스 사이트인 NBCOlympic.com을 통해 서비스할 방침이다. 이 마저도 자사의 광고주인 비자카드 번호를 입력해야만 시청 가능하다. 비자 카드 사용자가 아니면 웹 서비스에 연결하지 못한다. 휴대폰 가입자의 경우 AT&T와이어리스가 제공하는 m모드 서비스를 통해 NBC가 제공하는 하이라이트 화면을 시청할수 있다. 결국 미국 시청자들은 NBC와 CNBC·MSNBC·브라보·텔레문도 등 제휴 TV사를 통해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수 있게 된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