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방송 솔루션시장 진출 의미와 전망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방송시장 진출은 일본업체들이 장악해온 방송 솔루션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전망이다.특히 이 지각변동을 기회로 그동안 몇몇 외산 메이저 업체의 그늘에 가려있던 토종솔루션 업체들의 시장진입 기회도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방송시장 진출은 무엇보다 디지털·네트워킹화가 진전되면서 IT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방송시장에서 데이터표준·플랫폼·운영체계(OS) 등 초기 기반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미 MS 본사는 지난해 7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을 만들고 방송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이후 공영방송인 PBS에 방송 인프라를 구축하며 미국 시장내 교두보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MS가 공략 대상을 전세계로 확장함은 물론, 시장 공략 수위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방송시장을 발판으로 향후 영화·신문·음악·출판·광고·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가 움직이는 모든 시장에서 MS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배경=방송시장의 변화가 MS의 진출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시장은 소니와 파나소닉으로 대변되는 방송용카메라업체가 이끌어왔다. 일단 카메라에 찍힌 방송콘텐츠는 스위처 등을 거쳐 편집되고 송출서버를 통해 가정으로 방송된다. 따라서 소니와 파나소닉의 포맷이 방송 편집·송출 전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가운데, 각 분야별로 톰슨그라스밸리·아비드·피나클 등이 지배력을 갖췄다. 게다가 한번의 에러가 방송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정성을 최우선시해 신규 업체 진입이 어려웠다.

 그러나 방송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면서 기존 포맷을 대체할 새로운 포맷들이 등장, 분야별 독식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또한 방송에 IT기술이 접목되면서 디지털 방송콘텐츠를 자유롭게 끌어다쓸 수 있는 네트워킹이 요구돼 오히려 기존 방송장비업체들보다 MS·IBM·HP 등 IT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다.

 ◇MS의 방송 전략=‘윈도’와 ‘윈도미디어테크놀로지(WMT)’를 앞세워 방송 시스템 시장 기반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방송장비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그들의 고유 영역 파워를 이용하면서 윈도와 WMT를 방송 시장에 뿌리내린다는 것. 이미 일부 방송시스템에 윈도·비주얼스튜디오(개발툴)·윈도서버 등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더욱 강화시켜 하나의 ‘MS진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테면 WMT를 방송 표준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까지 WMT는 방송콘텐츠의 표준으로는 화질 등 몇가지 점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돼왔다. 한국MS의 유재구 차장은 “앞으로 WMT10버전과 WMT/HD 등을 통해 화질 등 품질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향력 증대와는 별개로 올해 12억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방송용 소프트웨어 시장(자료: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에 대한 공략도 물론 주요 전략이다.

 ◇전망=MS는 이를 계기로 방송을 앞세워 미디어·엔터테인먼트시장 진출을 더욱 적극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콘텐츠는 방송사고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다루기 가장 까다로운 콘텐츠다. 또 용량측면에서도 HD방송으로 발전하며 가장 많은 트래픽을 차지한다. 따라서 방송콘텐츠를 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은 다른 분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MS측은 방송을 교두보로 향후 영화·음악·광고·엔터테인먼트 시장까지 확대해나갈 태세다. 즉, 올해 270억달러로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IT지출 기준)을 포석에 둔 셈이다. 또 이를 계기로 그동안 몇몇 외산 메이저 업체의 벽에 눌려 진입이 어려웠던 이 부문 토종솔루션 업체의 진입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MS측은 “타깃 시장은 (무료인)WMT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활용하는 시장”이라며 “디지털화가 되면서 기존에 장비업체가 수행했던 영역이 소프트웨어 형태로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MS의 유재구 차장은 “iMBC와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를, 윈도에서 WMT, DRM까지 모두 MS기술로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혀, 향후 전략을 내비쳤다.

 방송장비업체의 한 지사장은 “MS가 방송시장 공략, 이를 발판 삼아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