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4세대 IT패러다임 `웹서비스`

개발기간 80% 단축, IT자원비용 20% 감소, 개발 비용 66% 감소, 재고비용 80% 절감. SW나 HW 솔루션을 판매하려는 회사의 홍보 브로셔에서나 봄직한 지표다. 그러나 이 지표는 미국계 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온라인 쇼핑몰과 사내 시스템에 ‘웹서비스’를 도입하고 나서 자체적으로 산정한 IT투자 효과다. 물론 정보시스템의 도입 효과 측정이 그리 단순하지 않아 100% 정확한 분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웹서비스를 도입해 성공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향후 5년간 가장 각광받을 IT와 SW 기술에 관한 시장 조사기관의 발표를 보면, 웹서비스는 항상 상위 순위에 빠지지 않는다. SW와 IT서비스 환경은 90년대∼2000년대 초 3세대인 인터넷과 e비즈니스의 시대를 거쳐 4세대로 발전을 하고 있다. 그것은 4세대 IT패러다임의 중심에 웹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IT환경은 기업 업무의 보조 수단으로 한정해 사용되었으나 인터넷이 생겨나면서 모든 IT인프라는 개방된 네트워크에 오픈되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기업들에는 외부와의 연계 및 통합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증가되어 자연스럽게 웹서비스가 출현한 것이다. 웹서비스의 개념과 성공요인을 설명하는 데는 기차의 레일을 예로 삼을 수 있다. 표준화된 규격에 따라 레일이 나라마다 동일하게 제작·설치되어야 증기기관차나 새마을호, 그리고 대륙간 초고속철이 운행될 수 있을 것이다. 레일의 표준화가 곧 웹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웹서비스를 도입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첫째, 비즈니스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통적인 IT 구조는 기반 시스템간에 아주 밀접히 연계되어 있고 비즈니스의 복잡성으로 인해 단순한 변화에도 시스템 전반적인 수정을 필요로 했다. 이에 비해 웹서비스는 비즈니스 변화에 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둘째, 기업간 협업 효율이 향상된다. 통상적으로 기업에는 ERP나 CRM 등 솔루션이 구축되어 있지만 시스템끼리 연계되어 있지 않거나 파트너 쪽과 시스템이 달라 협업이 용이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웹서비스는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의 표준화로 시스템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기업간 협업 효율을 크게 높인다.

 셋째, 기존의 IT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불황기에 기업의 IT투자는 위축된다. IT투자 ROI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인데다 경영자들도 기존의 정보시스템을 활용하길 원한다. 웹서비스는 신규 투자시 빠른 ROI와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기존 정보시스템의 변경 및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이 같은 문제와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해준다.

 세계 최대 쇼핑몰인 아마존은 2002년부터 웹서비스를 제공해 제휴사를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의 한 대형 전자회사의 경우도 전세계 주요 거래선과 협업시 표준화에 웹서비스를 도입해 거래비용과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정통부는 미아정보공유서비스, 병역의무 이행 확인 웹서비스 등 공공분야의 대표적인 5개 분야를 시범사업으로 웹서비스 기술을 활성화할 계획을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웹서비스가 4세대 IT패러다임의 기반 인프라 기술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양한 기업의 복잡다단한 프로세스를 연결함에 있어 웹서비스만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차세대 성장 동력 사업과 유비쿼터스를 화두로 삼아 다가오는 IT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차세대 IT패러다임의 핵심 키워드인 웹서비스가 이러한 IT 리더십의 도구로 활성화되고, SW와 IT서비스 산업을 중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으며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인 삼성SDS 사장 in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