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SK텔레콤의 이동전화요금을 인하함에 따라 KTF와 LG텔레콤 등 무선 후발사업자들도 기본료 인하가 불가피, 사면초가에 빠졌다.
김동수 정보통신진흥국장은 13일 요금인하 기자회견을 통해 “후발사업자들은 신고제이지만 요금 경쟁력 때문에 자발적으로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국장은 “기본료가 동시에 1000원씩 인하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못박아 KTF와 LG텔레콤을 압박했다.
KTF와 LG텔레콤은 “당장은 인하하지 않을 것이며 대책 마련 중이다”라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SK텔레콤의 기본료가 1만3000원으로 인하됨에 따라 KTF는 1만4000원으로 SK텔레콤보다 높아졌고 LG텔레콤은 같아져 차별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저렴한 요금이 무기인 후발사업자들로서는 SK텔레콤의 기본료 인하가 바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그러나 KTF와 LG텔레콤은 상반기 번호이동성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영업이익이 지난 동기대비 55%(2082억원), 98%(14억원)씩 각각 감소하는 등 수익이 날로 악화돼 기본료 인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요금 인하에 따라 향후 1년간 KTF는 1357억원, LG텔레콤은 669억원의 요금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KTF와 LG텔레콤이 기본료를 인하하든 요금 인하 효과를 보는 새 요금제를 개발하든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요금 인하에 동참하면서 정부엔 ‘후발사업자 육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위성DMB 사업 등 새로운 서비스에 후발 사업자의 몫 △SKT의 마케팅비용 총량제 △주파수 불균형 해소 방안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KTF는 “요금인하로 선 후발 사업자간의 격차가 더 심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라면서 “후발 사업자에게 정책적 배려가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는 “요금인하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적어 사업자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했음을 확인했다”라며 “후발사업자는 요금 인하를 전제로 육성책 제시를 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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