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이하 프심위)는 이례적으로 전체 심의위원 20명을 소집, ‘SW스트리밍기술’이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과 저작권법상의 복제권, 전송권, 개작권을 침해하는지에 대해 집중 검토했다. 그리고 SW스트리밍기술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와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회(BSA)는 이같은 결정이 SW산업의 씨를 말린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SW스트리밍기술의 쟁점을 정리하고 합리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긴급 점검해본다.
SW스트리밍 기술이 개발돼 국내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4년 전이다. 그동안 관공서는 물론 100여개 대학에서 이를 도입 사용하고 있다. 이웃 일본과 미국에서도 합리적인 라이선스를 통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SW스트리밍이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SPC를 중심으로 한 저작권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프심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SW스트리밍기술의 사용에 대한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부여하자 SPC와 일부 SW업체들이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스트리밍 기술은 과연 SW산업을 붕괴시키는가=SPC와 일부 SW업체들의 반발은 SW스트리밍기술이 현재의 1PC 1라이선스 정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W스트리밍 기술은 SW구현에 필요한 최소한의 응용 SW를 중앙 서버로부터 온디맨드방식으로 PC에 송부해 SW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ASP 솔루션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사용자들은 효율적인 자산 관리와 함께 조직 내 필요한 적정량의 SW구입을 통한 비용 절감효과를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이 확대되면 저작권자는 기존에 1PC 1라이선스 정책을 고수하기가 힘들어진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저작권자들이 스트리밍기술에 따른 새로운 라이선스와 불법SW 복제 감소라는 효과를 통해 1PC 1라이선스 정책변화의 우려도 충분히 씻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프심위는 심의 과정에서 스트리밍 기술을 사용해본 결과 불법SW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
그럼에도 SPC가 프심위의 심의결과를 일방적으로 해석해 SW업체들의 과민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SPC는 마치 1카피로 수 천명이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스트리밍기술은 동시접속자수를 허용된 라이선스만큼 제한하기 때문에 이같은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
사용자들도 적정량의 라이선스를 정당하게 구입해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편리하게 이를 사용하길 원하는 것일 뿐 SW를 아예 구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 권리를 인정하라=SPC와 BSA의 반발 못지 않게 사용자들은 저작권자들의 이 같은 행동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특히 저작권자의 이익만을 주장하며 사용자들을 도외시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기현 전국대학전산기관장협의회장은 “스트리밍 기술은 기술발전에 따른 요소기술로 특히 100여개 대학에서 사용할 정도로 필수적인 솔루션이라는 것을 저작권자들은 이해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정통부가 프심위를 통해 공식적인 유권해석을 내림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자들이 합리적인 대안과 논의 없이 대학을 고소하고 법적인 대응에 나서는 데 대해 사용자들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주광호 광주전남지역 대학전산기관장 부회장도 “스트리밍 기술이 SW산업을 망친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SW업체들의 구태한 판매방식이 오히려 SW산업을 망치고 있다”라며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는 SW업체들이 솔선수범해 새로운 기술과 판매방식에 적극 협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