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초 코오롱 고문으로 영입된 이상철 전장관이 ‘평범하지 않은 고문’으로 드러나 화제다. 보통 고문과 달리 실무 경영진과 같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 전장관은 이웅열 회장을 일주일에 한두 차례 만나 경영전반에 걸쳐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밖에도 실무임원들의 임원회의에도 참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전장관은 “임원회의에도 참석하고 뭐…. 그런 것도 재미있지 않나”하며 얼버무렸다. 하지만 고문의 임원회의 참석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직은 조직문화나 사람을 알아가는 중”이라는 그의 근황소개도 뭔가 과제가 주어진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한다.
IT 및 통신전문가로서 이 전장관의 역할은 코오롱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코오롱은 섬유산업 중심의 기업 비전을 새롭게 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2∼3년 전부터 수천억원대의 투자처를 찾느라 고심중이다. 올초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한다는, 이른바 ‘기업혁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 전장관 영입으로 신세기통신 주주참여 이후 다시 통신사업에 관심을 두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과거엔 신세기통신의 주주로 참여한 적이 있고 PDA업체인 셀빅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신소재, 디스플레이 사업은 물론 IT 분야에까지 관심을 넓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통신업계, IT업계가 경계의 눈초리를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전장관은 코오롱에 대해 “다른 기업에 비해 과감한 면은 좀 부족하지만 맨파워가 상당히 좋은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신규 사업부문을 찾아야 한다는 절대과제엔 전적으로 공감했다. “(코오롱 그룹에)익숙해진 뒤 몇 달 있다가 다시 얘기하자”는 이 전장관의 손사래를 몇 달 뒤까지 한 번 새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의욕으로 읽으면 확대해석일까.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