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는 계속돼야 한다](상)기로에 선 e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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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없는 국가의 희망’이라던 e비즈니스 산업에 붉은 신호등이 켜졌다. 지난 2000년 이후 매 분기 4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전자상거래도 올 1분기 0.5% 성장에 그치며 사상 처음 한 자릿수 아래로 떨어졌다. 매년 200억∼300억원을 지원해 기반마련을 강조했던 정부도 당장 내년부터 지원액수를 크게 줄인다. e비즈니스가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 지방을 활성화시키고 중소기업에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희망도 사그라들고 있다. 그러나 산·학·연 전문가들은 “e비즈니스는 아직까지 글로벌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활기 잃은 e비즈니스 산업의 당면 문제점과 회생 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해부터 e비즈니스 사업을 한다면 자금 시장에서 외면당하기 일쑤”라며 “최근에는 다른 IT사업을 내세워 투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e비즈니스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그마저도 수월치 않다.” 모 e마켓플레이스 운영업체 사장의 하소연이다.

 최근 국내 e비즈니스 시장의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대표 e마켓플레이스업체들의 사업 규모 축소와 관련 솔루션 및 SI 사업으로의 전환 등일 것이다.

 1세대 e마켓플레이스업체인 일렉트로피아(대표 이충화)는 수년간 200억여 원을 쏟아부으며 전자관련 e마켓플레이스운영에 의욕을 보였으나 지난해 말 사업 규모와 인력을 10분의 1로 크게 축소하고 새로운 e비즈니스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충화 사장은 “관련 기업들의 참여율 저조로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해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성장세 하락=정부의 주도로 추진된 ‘B2B 네트워크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40여 개 e마켓플레이스 중에서 실거래를 달성한 곳은 2∼3개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가 신통치 않다. 매년 수백 개 업체가 쏟아져 나왔던 e비즈니스업계에 지난해부터 신규업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도 비관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e마켓플레이스 수는 적년 동기대비 9개나 감소한 258개로 나타났다. <표 참조>

 올해 1분기 전자상거래 규모도 예년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졌다.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자상거래규모는 총 69조397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거래의 88.5%를 차지하는 기업 간(B2B) 거래도 전분기보다 3.8%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김종희 전자거래진흥원장은 “전자상거래 규모가 줄어드는 데에는 장기화된 경기침체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으나 그 배경에는 관련 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비즈 수요 구조 ‘심각한 수준’=지난해 말 정부가 조사한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율은 16.5%에 육박하고 글로벌 e비즈니스 수준은 세계 14위에 달할 정도로 높다. 4∼5년간 정부 지원 아래 투자를 집중한 결과다. 수치상으로 볼 때 손색이 없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낙관하기 어렵다.

 관련 시스템 도입과 인력이 공기업에 편중된 반면 민간기업들의 도입률은 크게 낮았고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 활용률은 말할 것도 없는 수준이다. 활기찬 거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김동훈 한국전자거래협회 부회장은 “B2B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자거래 시 얻어지는 이득을 부각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부가세 감면 등을 추진했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관련 업계의 버팀목이었던 정부 지원마저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IT인프라 강국에 이어 장밋빛 기대 속에 ‘e비즈 활용 강국’을 꿈꾸던 한국의 e비즈산업계는 지금 사업을 지속하느냐 접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