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의 자체 휴대폰용 운영체계(OS)인 ‘모카(MOCHA·Modular & Configurable Handset S/W Architecture)’가 올 하반기에 유럽 3세대 이동통신(UMTS)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삼성전자측은 16일 ‘자체 개발한 개발용OS인 모카를 탑재한 UMTS폰을 올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측은 지난해말 SKT의 WCAMA폰으로 내놓은 ‘SCH-W110’과 지난달 KTF에 공급한 ‘SPH―W1100’ 등 2종의 휴대폰에 이미 ‘모카’가 탑재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OS인 ‘모카’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카’란 무엇인가=‘모카’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해 지난해말 첫 상용화에 성공한 휴대폰용 OS이자 플랫폼이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퀄컴의 ‘브루’나 국산 플랫폼인 ‘위피’ 등과 같은 무선인터넷플랫폼이 한정된 소스에 기반한다면 모카는 이를 넘어서 OS 영역의 역할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노키아의 심비안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CE 등의 OS 역할만큼은 못해내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무선인터넷솔루션업계 한 사장은 “모카가 삼성전자 휴대폰 플랫폼 전략의 핵심”이라며 “향후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WCDMA·해외 UMTS 공략=삼성전자는 우선 모카의 탑재 모델로 국내 WCDMA폰, 해외 UMTS폰 일부로 정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향후 국내에 출시될 모든 WCDMA폰에 모카를 탑재할 계획이며, 해외 UMTS폰의 경우 일단 하반기 첫 모델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보며 추후 전략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카가 급변하는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앞으로 스마트폰, 휴대인터넷단말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등에 탑재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WCDMA폰 시장이 예상처럼 열리지 않고 있어, 모카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검토 중이며 여기에는 스마트폰, 휴대인터넷단말기, DMB폰 등도 (검토 중인 단말기에)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심비안·윈CE 대항 카드(?)’=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휴대폰용 OS가 새롭게 격전지로 떠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모카’가 향후 노키아의 심비안, MS의 윈CE 등과 경쟁 관계를 이룰 가능성을 충분히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삼성전자가 자사 OS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노키아와 MS를 상대로 한 협상카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시장을 노린 삼성전자의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 한 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 몇년간 자체 플랫폼인 모카 개발에 힘을 기울여왔다”며 “향후 국내외 무선인터넷 플랫폼 시장에서 모카가 삼성전자의 플랫폼으로서 조금씩 세를 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