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중개인 이브 배런은 방금 시장에 나온 핫 매물을 카메라폰으로 촬영해 고객에게 즉각 e메일로 보낸다. 그녀의 카메라폰은 집에 문제가 있는지를 검사할 때에도 매우 편리하다. 그녀는 “중요한 곳을 모두 사진 찍은 뒤 돌아와서 검사 결과를 정리한다”며 “카메라폰을 활용하면 다른 중개인을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폰은 더 이상 10대 청소년이나 관광객 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 일본 휴대폰 구매자들 사이에서 일시적인 유행처럼 시작된 카메라 기능은 이제 비지니스맨을 포함해 신규 휴대폰 구매자들이 찾는 필수적인 기능이 됐다. 카메라폰 부품인 영상 감지 칩을 개발하는 칩 업체들도 날로 성장하는 카메라폰 시장에서 한 몫 챙기기 위해 갈수록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의 쉬얌 나그라니 가전 담당 애널리스트는 “카메라폰이 처음 나왔을 때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는 것이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카메라폰이 정말 흥미롭게 사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해 BBC 방송은 자사 기자들에게 캠코더폰을 지급, 카메라 기자를 대동하지 못했을 때 짧막한 동영상 뉴스를 직접 찍을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컨설팅업체 와이어리스 인터넷 앤 모바일 컴퓨팅의 앨런 라이터 사장은 “화질이 떨어지더라도 아예 못찍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BBC의 생각”이라고 풀이했다.
에어 시스템스의 바이론 리펜버그 기계 엔지니어는 ‘팜자이어71’ 핸드헬드 기기를 사용해 고객업체의 냉난방 시스템을 촬영한다. 그는 “카메라 핸드헬드 덕분에 1주일에 2시간 정도 업무 시간을 절약하는 것 같다”며 “만약 뭔가 봐야 할 것이 있는 데 생각이 안날 경우 다행히 그 사진을 찍어놨으면 다시 현장으로 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카메라폰은 1억 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돼 20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는 디지털 카메라 판매를 앞설 것이다. 따라서 카메라폰 판매 급증에 따라 카메라폰 부품인 영상 감지 칩의 매출도 덩달아 치솟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칩 판매는 앞으로 4년 동안 연평균 23.7% 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카메라폰 시장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일부 칩 업체들은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 산호세 소재 사이프레스 세마이컨덕터는 고성능 감지칩 개발업체인 벨기에의 필팩토리를 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 2002년 포토비트를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포토비트는 영상 감지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