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처음 갔을 때는 중국을 정말 ‘만만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중국 관련 사업을 한 지난 5년간의 시련의 서막이었다. 중국에서의 경험을 말하자면 정말 한도 끝도 없고, 어떤 부분은 창피할 정도로 부끄러운 일도 많았다. 사실 해외비지니스를 처음 해 본 필자 입장에서 중국의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스타일들은 감당하기가 무척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지금도 어렵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름대로 많은 실적을 쌓았다고는 하지만 직원들은 이를 ‘피로 물들은 실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실적마다 처절했던 경험이 없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왜 중국비지니스가 어렵고 문제도 많으며 실패가 많은 것일까.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 한국기업들의 중국 진출 방식에 있다. 보통 한국기업들은 ‘선진출 후조치’의 방식을 택한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될 정도로 심각한 병폐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의 중국 수출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에 수출된 한국산 온라인게임은 200여 종이나 된다. 그러나 성공한 게임은 10종 내외에 불과하다. 성공 확률이 5%이하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다수는 왜 실패한 것일까. 중국인의 설명에서 그 답이 나온다. 한국기업들의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중국기업과의 소통도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준비없이 진출을 서두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 측 협력회사에 대한 검토와 면밀한 협상보다는 일단 계약서에 도장 찍는 일이 더 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계약이후 경험부족과 대안부족으로 인해 결국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소수이긴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은 나름대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현지 협력사가 게임에 대해 무지해도 중국내 게임서비스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해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면 협력사를 설득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의 중국 진출 방식이 2∼3년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그런 점에서 실패경험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 두번째 문제점이다. 기업 간은 물론이고 정부기관 역시 정보공유에 대해서는 지지부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개별기업보다는 협회나 단체, 유관 정부기관에 묻고 싶다. 해마다 많은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기관이나 관련 협회들이 중국에서 성공 케이스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특히 정부기관 중에는 우리 기업들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해외기업들을 설득할 여력이 없는 곳이 많다. 이러다보니 정부기관들은 단순 지원사업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이 필요한 것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부분일 것이다. 계약서 작성 등 각종 서류 정리부터 향후 문제발생에 대한 공동대처까지 공들일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국 진출에 대해서는 이 밖에도 많은 문제점들은 있으나, 경험상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달리 말하면 앞서 지적한 2가지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많은 어려움들이 감소될 것으로 믿는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글로벌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장조사와 철저한 사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또 정부 기관들은 개별 기업이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보를 체계화하고 누적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커진다고 열매가 무조건 열리는 것은 아니다. 3년전에 겪었던 기업들의 시행착오가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중국 시장은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승혁 메가웹글로벌 사장 chacap@megaweb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