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기업 시장이 외국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각축장이 되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그동안 추진해온 중견 휴대폰 인수합병작업을 중단한 가운데 중국·홍콩·대만·미국 등 외국계 기업들이 맥슨텔레콤·텔슨전자·세원텔레콤·벨웨이브 등 국내 기업과 활발하게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기업인수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중국기업은 세박풍통신기술 ·닝보버드·유티스닷컴 등인데 이중 세박풍통신기술유한공사는 최근 맥슨텔레콤과 M&A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다.다른 중국 기업들도 기술도입과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의 중견기업들의 M&A가 최선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어 조만간 국내업체와의 인수계약체결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홍콩계 투자사들은 최근 V사를 대상으로 물밑협상을 하고 있으며 대만 휴대폰 업체들도 T사와 M사를 대상으로 빈번한 접촉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또 이달들어서는 미국의 한 통신업체가 T사를 비롯한 몇몇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와 M&A를 위한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에따라 국내 휴대폰기업 시장은 국내 대기업이 중국계 기업과 M&A를 다투는 구도에서 중국·미국·대만 등 외국기업들간 M&A 각축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중견·중소 휴대폰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수출지원, M&A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으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추진된 게 없다”며 “오히려 휴대폰 대기업의 논리만 내세우는 바람에 M&A도 어렵게 되고 외국 바이어도 속속 이탈, 더욱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통신사업자의 M&A도 안 된다고 하고 해외기업의 M&A도 안 된다고 하면 지금처럼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중견기업이 어떻게 활로를 찾겠느냐”면서 “해외기업인 지멘스가 다산네트웍스 같은 통신장비 업체를 M&A 할 때는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휴대폰 기업의 M&A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미는 정부와 대기업의 이중적인 태도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