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마케팅전에 전력 투구한다’
소니가 연말 대목을 노려 최근 평면TV 신제품 8기종을 새로 발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소니는 이번 제품 출시 이후에도 오디오, 게임 등 자사가 공들여 개발한 기술을 신제품에 적용, 가을 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어서 경쟁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니의 이번 평면TV 신제품 발표는 아테네 올림픽 특수에 맞춰 제때 공급하지 못한 대형 모델을 이제라도 출시해 공세에 한층 고삐를 죄기 위한 것이다. 최대 경쟁업체인 마쓰시타전기가 평면TV 대형 모델을 출시한 이후 잇따른 가격 인하로 ‘소니 죽이기’에 나선 것도 자극제가 됐다.
다음달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베가’ 신제품 시리즈는 LCD모델의 경우 26, 32, 40인치 모델이며 PDP는 37, 42, 50인치로 각각 3개 기종이다. 소매가격은 LCD가 39만9000엔∼76만6500엔, PDP가 66만1500엔∼102만9000엔이다. 또 베가의 상급 시리즈인 ‘퀼리오’에선 40, 46인치 LCD 2기종을 각각 84만엔과 110만2500엔으로 내놓는다.
소니가 이번에 발표한 신제품에는 시장 재패의 야심이 엿보인다. 전 제품에 고화질 처리회로인 ‘베가엔진HD’를 탑재했으며 오디오 부문에서 개발한 디지털앰프도 채용했다. 또 조작성 향상을 위해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고성능 반도체를 집적시켰고 다기능 리모콘도 표준으로 장착했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기자회견 석상에서 소니 고위 관계자는 “화질, 음질, 편리성 등을 동시에 추구했기 때문에 그룹의 기술을 남기지 않고 전부 담은 것으로 평가해 달라”고 주문 했다. 예를 들어 퀼리오 신제품은 LCD를 뒤에서 비추는 백라이트로서 현행 램프 대신 수명이 길며 색 재현 범위도 월등히 넓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업계 최초로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제품의 핵심부품을 전면 공통화한 것도 향후 양산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소니의 연간 TV 매출은 약 9000억엔으로 일렉트로닉스 사업 부문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24억엔으로 전년 대비 반감했다. 이에 대해 소니는 지금까지 최고 자리를 구가했던 CRT TV 수익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며 결국 앞으로 평면TV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소니는 평면TV의 상품 개발에서 마쓰시타, 샤프 등 경쟁업체들보다 늦어 본격 제품을 투입한 것은 지난해 이후부터다. 일본내에선 지난해 연말 마케팅 전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획득했지만 아테네 올림픽에 대비한 신제품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현재는 20%까지 점유율이 낮아졌다.
올해 연말 마케팅전에서 35%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는 소니가 특유의 ‘소니 스피리트(정신)’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