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기능이 없는 인터넷을 상상할 수 있을까.
검색엔진 기술은 웹의 성장세에 맞춰 극적으로 확장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웹상에 존재하는 문서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나 사용자가 문서를 찾는 능력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KORSEEK를 비롯한 몇몇 인터넷 초기 사업자들이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는 ‘즐겨찾기’ 수준이었다.
단순히 웹사이트를 모아놓고, 좀 더 나아가 나름의 디렉토리로 분류해서 제공하는 정도만 가지고도 네티즌은 만족했다.
그러다 각 검색엔진에서 얻은 결과물 중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먼저 출력하고, 중복 검색된 정보는 하나로 통합해 보여주는 메타검색이 나왔을 때의 편리함과 놀라움은 컸다. 그때를 즈음하여 각종 정보검색대회가 조금씩 시작됐고 사용자들은 어디서, 어떤 정보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에 점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순히 키워드를 넣어 답을 찾아주는 것은 금새 한계를 드러냈다.
자신이 원하는 답과 상관 없는 페이지가 검색되거나 전혀 엉뚱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눈치’를 넣으면 ‘눈 치우는 사병’이 나오고, ‘구타’를 넣으면 ‘대구 타워’가 나오는 등 네티즌 사이에 황당한 검색결과에 대한 글이 오고 가기도 했다.
지금은 ‘비’를 검색하면 가수 ‘비’인지 ‘rain’인지 의미를 파악해 결과를 보여주고자 하고 있는데, 이는 맞춤형·지능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최근 검색기술의 모습이다.
이렇게 발전해온 검색기술은 그 중요성 면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키워드 검색으로 새로운 광고 시장을 창출, 매출 규모의 급격한 상승을 보여주면서부터 더욱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제 검색엔진과 서비스는 기업에서건, 인터넷에서건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가 됐다.
검색엔진들이 수익성에 눈을 돌리면서부터 나타나는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검색결과 안에 검색결과를 가장한 광고가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서, 사용자는 원하지 않는 광고도 함께 봐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사용자가 검색을 이용하는 것은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찾기 위함이지만, 더 나아가서 그 키워드를 사용한 다른 사람들의 발자취를 통해 마치 파도타기와 같이 연관정보를 얻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대형 포털들은 검색센터를 속속 오픈하고 사용자의 특성과 반응을 분석해 네티즌 사이에서의 이슈나 트렌드를 보도한다. 이는 검색이 언어를 통해 표현되는 문화의 흐름을 대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웹 검색 중심의 해외 검색엔진이 국내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국내 사용자들이 포털서비스를 선호하는 데서 오는 문화의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 포털들은 키워드 검색에 이어 보유 콘텐츠 기반의 통합검색, 지식검색과 지역검색 서비스 등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 세대의 화두가 될 새로운 검색 기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서비스 모델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어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검색 기술의 개발 및 발전 방향이 단지 광고수익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얼마나 많은 재미와 유익한 경험을 줄 수 있는지, 건전한 사회 문화의 전파와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서 다음소프트 사장 kskim@daum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