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다시 약진하는 반면 중국산 브랜드 제품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판매대수나 판매액 모두에서 감소추세에 있는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9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중국산 브랜드 제품은 작년에는 중국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로 성장하며 글로벌 휴대폰업체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조사기관 GfK 아시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브랜드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은 49%에서 46%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액 비중도 42%에서 37%로 하락했다.
중국 대표적 휴대폰 업체인 TCL의 경우 지난 1월 6%를 차지하던 중국 시장 점유율이 6월에는 5.1%로 낮아졌으며, 단말기 평균 판매가도 20∼44% 하락한 1000위안(미화121달러) 미만을 기록했다. GfK는 “중국산 브랜드는 6개월 이내에 뚜렷한 품질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조사기관과 업계 전문가들도 닝보버드나 TCL 등 중국산 브랜드 제품이 정점에 올라와 있어 앞으로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노마켓 리서치의 제프리 자오 부사장은 중국산 브랜드가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맞게된 이유는 R&D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오는 “작년 전세계적으로 카메라폰이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은 카메라폰 개발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업체들은 R&D 투자 확대를 통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판매망 확대를 통해 중국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은 중국시장을 겨냥한 휴대폰 개발을 위해 디자인 센터를 건설하고, 또 중국의 저렴한 생산비용 혜택을 누리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해왔다.
노키아의 중국 휴대폰 사업부문 사장인 콜린 자일스는 “올해부터 글로벌 휴대폰 기업들의 부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이들 업체들이 휴대폰 판매망을 대도시를 넘어 중소도시로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키아는 올해 1분기 중국시장에서 최고의 실적을 거뒀으며 2분기에는 이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면서 “아직 노키아는 중국 시장에서 최고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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