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촌’. 먼 데 사는 사촌보다 이웃에 사는 남이 더 가깝다는 말로 정분이 두터운 이웃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가까운 이웃은 중국과 일본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이웃을 잘못 만난 것 같다. 반만년 역사 내내 우리를 괴롭히더니 이제는 우리의 역사를 자기네 역사라고 우긴다.
고구려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해 네티즌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그래도 이웃 사촌이라고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해 함께 분노했던 중국이 오히려 한술 더 떠 우리의 자랑스런 ‘고구려사’를 자기네 역사라고 우기니 심한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죽 했으면 아테네 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중국의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뜻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한 네티즌의 제안이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까.
이처럼 대다수 네티즌은 중국의 어이없는 역사 왜곡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분통을 터뜨리는 동안에도 소위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에서는 한반도의 역사는 물론 한국 관련 정보를 왜곡하는 무수한 사이트들이 넘쳐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 준다.
미국 야후 등 유명 포털사이트는 물론 백과사전, 영영사전, 도서정보 사이트 등이 ‘북한의 현 수도인 평양은 약 2000년간 중국의 식민지였다’고 표기해 문제가 됐던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면 중국의 양대 민간 웹사이트 소후와 시나닷컴이 고구려를 여전히 한국사로 각각 소개하고 있는 것. 중국이 동북공정의 범 세계화 전략 차원에서 ‘고구려가 중국 역사’라고 해외 유명 인터넷 사이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집안 단속에는 실패하는 우를 범한 것 같다.
8월 24일은 한·중 양국에 있어 매우 뜻깊은 날이었다. 12년 전 양국이 수교를 맺고 서로 좋은 이웃이 되기로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양국은 기념파티를 열어 우의를 다지기는커녕 역사 왜곡 문제로 서로 얼굴을 붉혀야만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것처럼 역사의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는 것을 중국이 하루 빨리 깨닫고 정다운 이웃사촌으로 되돌아 오길 바랄 뿐이다.
디지털문화부·김종윤차장@전자신문,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