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도쿄도 미나토구 ZMP 본사에서 연구원이 두발 로봇과 누보 로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활약하는 이른바 ‘생활 로봇’ 개발 혁명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
소니의 큐리오, 혼다의 아시모, 도요타의 나팔부 등 이미 개발된 로봇시장 만도 5조원대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들까지 가세해 생활 공간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 소자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장 확보’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시장, 어디까지 왔나=공장에서 조립 및 가공 등에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은 일본업계가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일본로봇공업회에 따르면 가사 및 간호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가정용 생활로봇 시장이 형성된다면 전체 로봇의 세계시장 규모가 오는 2010년 30조원, 2025년 81조원대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아직까지 시장 개척을 위한 값비싼 수업료를 내고 있다. 그 유명한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출시한 소니 역시 “10만개 이상 팔았지만 아직 하나의 사업으로 성립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아무리 팔려도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진정한 로봇시장 성숙은 생활용 시장이 만개해야만 가능하다는데 일본업계가 공감하고 있다.
◆생활 로봇, 아직은 시기상조=식품 제조장치를 생산하던 템잭이 개발한 ‘번용(番龍)’은 4개의 다리로 이동하는 가정용 경비로봇이다. 냄새나 충격 등 약 50개 센서를 내장해 이상 통보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위협도 가능한 ‘꿈의 경비견’으로서 지난 2002년 출시됐다. 그러나 실제로 팔린 것은 약 30대에 불과하다. 현재는 충전지 공급원인 산요전기가 리스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템잭의 다카모토 요이치 사장은 “약 200만엔이나 하는 가격, 게다가 ‘가정용’ 이라는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판매 부진의 원인을 분석한다.
◇시장 개화 열쇠를 찾아라=최근 들어 생활 로봇의 수요를 일으키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비지니스디자인연구소(나고야 소재)는 사람이 부르면 약 2만개어 이상을 구사하며 응답할 수 있는 회화 로봇 ‘이프보트’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지난 4월에 50만엔이라는 가격으로 400대 이상의 수주가 몰렸다. 당초 젊은 층을 타겟으로 개발했지만 독신으로 사는 노인들이 ‘이야기 상대’로 구입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 기업들은 여기에 주목해 최근 들어 노인복지시설용 로봇, 치매 방지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개발 NPO법인 국제레스큐시스템연구기구는 “아톰과 같은 만화에서 나오는 만능 로봇은 당장 현실화될 수 없다”면서 “우선 간호 보조 등 실용적인 기능을 가미한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