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휴대폰업계를 대변해온 간판주자가 바뀌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를 이끌어온 텔슨전자·세원텔레콤·맥슨텔레콤 등 3두 마차는 경영난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등 어려움을 겪는 반면, 시장다변화와 독자브랜드로 무장한 브이케이·이노스트림·이지엠텍이 새로운 3두마차로 떠올랐다.
지난 90년대 말까지 국내 휴대폰업계는 팬택·텔슨전자·세원텔레콤·맥슨텔레콤·어필텔레콤 등 중견업체들의 전성시대를 맞았으나, 어필텔레콤이 모토로라에 인수되고 팬택과 세원텔레콤이 각각 큐리텔·맥슨텔레콤을 인수하며 판도변화를 주도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존 중견업체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를 꾀한데다, 중국시장 개방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 대기업과 격차를 좁히는 듯 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의존도가 높은 중국 수출이 크게 악화되면서 팬택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위기를 맞아 간판주자의 자리바꿈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터리업체에서 휴대폰업체로 변신한 브이케이(대표 이철상)는 올해 세계 최대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인 보다폰과 휴대폰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SK텔레콤에도 제품을 공급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브이케이는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상반기에만 1억7380만달러를 수출하며, 국내 중소기업중 두번째로 수출을 많이 한 업체로 기록됐다. 브이케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휴대폰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1700억원이 넘는 매출과 9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올해 매출 목표의 초과 달성을 물론 3년 연속 흑자 행진을 무난히 이루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연구개발(R&D)업체로 출발한 이노스트림(대표 임기종)은 주력 시장인 중국과 홍콩, 대만에 이어 미주 시장에도 독자브랜드로 진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의 90%인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미주 수출 물량을 늘리고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노스트림 관계자는 “제조자설계생산(ODM)에 의존했던 기존 중견 휴대폰업체와 달리 시장 진입부터 독자브랜드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며 “중국 매출 비중을 20% 이하로 줄이고, 시장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유럽형단말기(GSM) 휴대폰 전문 개발·수출업체인 이지엠텍(대표 김동필)은 중국 이외의 지역을 대상으로 한 수출 다변화에 성공, 올해 상반기에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러시아·인도·홍콩·대만·말레이시아 등 아·태지역은 물론 유럽의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터키, 중남미의 멕시코 등의 지역으로 수출을 다변화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회사 김동필 사장은 “지난 2002년까지 중국시장에 전념했으나 시장다변화를 추진, 중국을 제외한 10개국, 12개의 신규거래선을 확보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중국시장 의존율을 30% 이하로 낮추고 시장다변화 전략을 추구한 것이 주효, 올해 2000억원, 내년에는 3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