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들이 생산 거점의 내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광둥성에 주요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TCL, 메이더, 캉자 등 중국 가전업체들은 TV, 에어컨 등 조립 공장을 쓰촨성, 허베이성, 안징성 등에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내륙지방의 인건비가 저렴하고 구매력이 눈에 띄게 개선된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앞으로도 중국 주요 가전 업체들의 ‘서진(西進)’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5일 TCL은 쓰촨성에 1억5000만 위안(약 21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이곳에서 내년 후반부터 고화질 TV 생산을 개시할 예정인데 향후 3년내 연간 150∼20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광둥성에 본사가 있는 TCL은 그동안 장쑤성 등 연안에 공장을 세웠지만 최근 내륙지방에 대한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허베이성에는 에어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소형 가전업체인 메이더는 11월부터 우한시에 에어컨 공장을 가동한다. 이곳에서 3년 후에는 올해 판매 계획대수의 절반 이상인 연 3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충칭시에도 공조시스템 등 에어컨 생산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안징성에 소형 냉장고 공장을 건립한 화준은 6000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라인을 확장한다.
이처럼 주요 거점을 광둥성에 두고 있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내륙지방에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 각 지방 정부가 결정하는 최저 임금은 충칭시가 월 320위안, 칭다오시는 340위안 등으로 광둥성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급성장하고 있는 광둥성의 경우 최저 임금이 95년 이래 무려 40% 이상 상승했다.
내륙지방의 소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가전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연간 판매대수 3700만대 전후인 중국 TV시장에서 쓰촨성 등 서남부 지역 판매 비율은 현재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TCL의 한 관계자는 “내륙지방은 물류 면에서 다소 불안하지만 중국의 남단인 광둥성에서 전국에 배송하는 것보다는 효율이 높다”며 “처음부터 내륙지방에서의 판매를 목표로 한다면 물류비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