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의 고속성장시대를 이끌어 온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1일로 서비스 6주년을 맞는다. 지난 97년 탄생한 ‘리니지’는 서비스 6년이 지나도 동시접속자수 15만명을 유지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브랜드로 성장, 한국 게임산업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낳았다.
◇세상을 뒤흔든 게임=‘리니지’는 타격성, 액션성, 그래픽 등 기존의 게임 성공 공식에 커뮤니티라는 새 요소를 도입한 온라인게임. 최초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아니지만, 실시간 전투 방식과 혈맹, 공성전 개념을 도입하는 등 거대한 사이버 커뮤니티의 개념을 확대시켜 새로운 게임산업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리니지’ 성공 이후 게임산업구조도 재편됐다. 아류작들이 쏟아지고 게임포털도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규모가 1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PC게임산업은 몰락을 거듭했고 아케이드게임산업 등도 상대적인 소외를 받게 됐다.
◇아직도 왜 ‘리니지’인가=이 질문에 엔씨소프트 측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플레이어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주는 현실감이 존재하며, 6년의 역사를 지닌 온라인 세상에는 없는게 없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 또 “판타지와 기사도 정신이 넘치고 혈맹을 위하는 로망의 세계가 있으며, 모으고 키우는 재미와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으면서도 대박이 존재하는 것도 재미를 상승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시가총액 1조 5000억원=엔씨소프트가 지난 6년동안 ‘리니지’ 만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6000억원. 후속 ‘리니지2’도 성공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리니지’ ‘리니지2’는 올해만 24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지분 31%를 보유한 김택진 사장의 자산도 4800여억원으로 인터넷 부호 1순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 종업원수도 1000명을 넘어섰고 해외 현지법인도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유럽, 태국까지 총 6개에 이른다.
◇아이템 거래, 심의 파동의 중심=‘리니지’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1조원 시대에 이어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 1조원 시대를 연 주역이다. 실제 아이템 거래 시장의 60∼70%는 ‘리니지’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는 각종 심의 파동에도 단골손님처럼 휘말렸다. 지난 2002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최초로 온라인게임 사전 등급제를 실시하면서 ‘리니지’를 성인등급으로 판정했다. ‘리니지2’ 역시 지난해 영등위로 부터 성인등급을 받았고 올해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판정을 받는 수난(?)을 겪었다.
◇공동문제 소극적 대처 ‘아쉬움’=엔씨소프트는 리딩 컴퍼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지만, 업계공동의 문제에는 아직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영등위 심의문제, 게임중독 문제, 아이템 거래 등 공동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적극적인 대응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는 것. 그러나 세계적인 게임회사로서의 엔씨소프트의 성장에 대한 기대는 적지 않다. 김택진 사장도 “엔씨소프트를 세계적인 개발사로 성장하는 것은 나에게 하나의 미션이 됐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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