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업계 중국 현지경영 가속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파신문에 따르면 도시바,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상하이에 사업 총괄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후지쯔, 산요전기도 제조 또는 판매 부문을 총괄하는 회사를 잇따라 설립, 중국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최근들어 설계 및 개발 인원을 대폭 확충해 중국기업에 대한 수요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현지화를 통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이 지역에 진출한 한국, 대만, 유럽 등 반도체업계와 주도권 쟁탈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반도체 업체 가운데 중국 시장 공략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도시바다. 이들은 이미 중장기 반도체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현지 사업 총괄회사’ 설립 등 체제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오는 2007년까지 중국에서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르네사스는 지난 7월 자회사로 ‘서륭반도체관리’를 설립했다.회사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솔루션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2010년이면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수요가 세계 반도체 수요의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현지화를 통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 설립한 ‘도시바전자관리’를 통해 제조, 판매, 기술 개발을 일체화해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상반기 부터 상하이에서 마이크로컨트롤러 개발 및 설계 업무를 시작했다.

NEC일렉트로닉스의 경우 현재 10%대인 중국 판매 비중을 오는 2008년까지 25%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가동 중인 베이징의 반도체 전공정 공장과 별도로 후공정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현지 설계·개발·제조를 총괄하는 ‘후지쯔징전자(상하이)’를 설립한 후지쯔전자디바이스그룹 역시 최근 현지 인원을 6배로 늘렸다. 후지쯔는 중국 현지에서 개발·생산 등을 책임지는 일괄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마쓰시타전기는 중국내 6개 판매거점을 보강해 납기를 크게 개선하고 상하이, 홍콩, 진천 등의 디자인센터를 통해 휴대폰 LSI 설계, IP 개발, 마이크로컨트롤러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샤프는 카메라 부품, LCD용 LSI, 복합 메모리 등 휴대폰용 주요 디바이스 사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밖에도 롬, 산요전기, 오키전기공업 등이 중국내 판매 강화를 위해 생산 법인 등을 설립하고 현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중국은 현재 미국,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의 조사업체인 CCID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가 2074억 위안(약 250억 달러, 22조원)에 달했고 오는 2010년이면 10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