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시장에 ‘공짜’ 주의보가 내려졌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이나 무가지 신문을 통해 공짜 모바일게임이 대대적으로 유통되면서 급속도로 시장환경을 왜곡하고 있다. 이 같은 무료게임 범람은 모바일시장에서 일명 ‘자뻑’으로 불리는 ‘자가 다운로드’와 함께 궁극적으로 모바일게임의 수익성을 스스로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왜 범람하는=모바일게임 업체로선 극히 제한적인 마케팅 통로로 인해 그야말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무료 제공에 나서야하는 판국이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최근 자사 무선인터넷 매출 증대를 위한 방도로 모바일게임 무료마케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각종 이벤트나 광고성 서비스를 합쳐 줄잡아 20∼30여개 게임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매달 신규 서비스되는 모바일게임에서 대체로 5개 중 하나는 유료화 이전에 무료 환경부터 먼저 경험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은 각 이통사 모바일게임 도입 전략에 맞춰 한번쯤 ‘무료 모델’을 고민해보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까지 몰린 상황이다. 한달에 100∼130개의 신규 게임이 론칭되는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마다 1, 2페이지 정도의 톱메뉴를 10위권에 진입시키기 위한 경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이 때문에 게임개발사들은 자사 게임을 톱메뉴에 올리기 위해 ‘출혈’을 무릎 쓴 무료제공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KTF도 개발 업체가 전적으로 비용 부담하는 무료게임을 내보내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책과 전망=대다수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무료게임 확산이 해당 업체는 물론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무료게임이 당장 개별 게임의 다운로드수나 인지도는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이용자들의 ‘게임콘텐츠=유료’ 인식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얼렁뚱땅 만든 모바일게임으로 마케팅비를 들이더라도 무료서비스에만 집착, 이들이 상위 메뉴를 차지할 경우 제대로 만든 선의의 게임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불합리 구조가 만들어질 소지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업계는 업체들간 협의와 조정을 통해 무료게임 유통을 되도록 자제하자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도 무료게임 범람이 시장 상황을 교란시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고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오성민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회원사별 간담회와 회원사 탐방 등을 통해 우선 업체 스스로 무료게임의 악영향을 자각하는 차원에서의 계도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동통신사와도 협의를 통해 무료게임 확산을 막는 데 공조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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