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년 단군 역사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한국고속철도(KTX)가 12년 간의 대 역사 끝에 지난 4월 1일 개통됐다. 시속 300㎞의 KTX 운행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다. 지리적인 공간개념이 무너지면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된 것이다.
광풍처럼 달리는 KTX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 힘은 바로 다름 아닌 전기에서 나온다.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TV, 에어컨 등과 같은 전자제품이나 대도시의 지하철, 꿈의 교통수단이라 불리는 KTX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는 전기시대라 할 수 있고 향후 전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도권 전철이나 KTX를 운행하기 위해 선로 위에 설치한 전기 공급장치인 전차선을 통해 특고압인 2만5000V의 전기가 공급된다. 전기는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전사고를 일으켜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위험한 점도 있다.
다른 사고에 비해 특히 감전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가정용 220V에 감전되어도 사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그 100배를 훨씬 넘는 2만5000V의 특고압 감전사고의 참상이야 어떠하겠는가.
특히 전철화 구간은 감전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그래서 철도청에서는 위험한 구역의 일반인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특고압은 가정용과 달리 직접 접촉하지 않고 1미터 이내에만 접근해도 감전되어 생명을 잃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득이 한 경우 이외에는 전철시스템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쓰고 왜 전기로 철도를 움직이려 하는 것일까. 그 답은 명백하다. 전기가 열차의 고속화와 에너지 효율화, 인류의 최대 과제인 환경보전 면에서 단연 최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철도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전기철도를 연구해 전기동력의 지하철을 운행해왔고 고속열차도 개발했다. 또한 우리의 철도도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워 향후 2020년까지 전국 철도망의 80%를 전철화할 목표를 세워 놓고 추진중이다.
감전사고는 그 특성상 대형사고로 이어져 귀중한 생명과 재산이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항상 기본 안전수칙을 준수해 만에 하나라도 감전사고를 당하는 일 없이 빠르고 편안하고 즐거운 열차여행이 될 수 있기를 당부한다.
권석창·철도청 전기본부 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