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 개발을 주도해온 LG전자(대표 김쌍수)가 지상파DMB용 베이스밴드칩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자사가 개발중인 모든 형태의 단말기에 탑재키로 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1일 “지상파DMB용 베이스밴드칩이 개발 완료돼 현재 팹(Fab)에 들어가 있는 단계”라며 “LG전자는 지상파DMB폰을 비롯해 차량용 단말기·PDA형 단말기·텔레매틱스 등 모든 지상파DMB 관련 단말기에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LG전자는 모든 형태의 지상파DMB 단말기에 대한 개발 검토를 하고 있으며, 이번 칩 개발을 계기로 각 단말기 개발이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자사 칩에 “자신감”=LG전자가 모든 지상파DMB 단말기에 자체 개발 칩을 쓰기로 한데는 칩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베이스밴드칩과 비교해, 각종 기능과 소비전력이 훨씬 우수하다”고 말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지상파DMB폰에도 자사의 베이스밴드칩을 사용키로 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6월 지상파DMB 베이스밴드칩 개발에 성공했으나, 지상파DMB폰에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개발중인 PDA타입의 지상파DMB 단말기와 일반 휴대형 단말기에는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지상파DMB폰의 경우 정보통신총괄측에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정보통신총괄에서 지상파DMB폰에 쓸 칩 벤더 선정 작업에 착수했으며, 여기에서 프론티어실리콘·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등 외국업체들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자사의 제품이라고 해도 타사와 비교해 뒤떨어질 경우 일부러 채택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상파DMB 칩 시장 선점 경쟁 “스타드”=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베이스밴드칩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국내 지상파DMB 단말기 시장을 놓고 지상파DMB 칩 경쟁도 시작될 전망이다.
지상파DMB 베이스밴드칩 시장은 그동안 유럽의 프론티어실리콘이 디지털오디어방송(DAB) 단말기 시장에서 쌓은 실적을 바탕으로 선점할 가능성이 대두된 상태다. 또 TI 역시 지상파DMB 칩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이번 LG전자의 개발 성공으로 지상파DMB 단말기 개발을 진행 중인 업체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특히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우 직접 자사의 단말기에 채택해, 성능을 보여줄 수 있어 이들 업체들로서는 신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과 캐나다, 동남아시아 등에서 지상파DMB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을 평정한 이후 해외 시장을 선점하는 시나리오가 이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통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