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이 성공적인 상반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격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하반기에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은 상반기 순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105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매출은 10% 상승한 76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날 차이나텔레콤은 현재까지 실적은 좋지만, 조만간 경쟁사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이나텔레콤의 상반기 실적이 좋아진 것은 브로드밴드 가입자 증가와 이동통신 서비스 일종인 ‘샤오링통’ 서비스의 인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브로드밴드 가입자는 작년 말보다 51% 증가한 1090만명에 달했으며, 인터넷 서비스 매출도 52%나 늘어났다. 샤오링통 서비스도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차이나텔레콤의 총 가입회선 중 샤오링통 서비스는 62.3%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44.6% 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샤오링통 서비스의 인기는 일반 휴대폰 서비스보다 단말기와 요금 모두 저렴한 샤오링통이 지방의 저 소득층과 가격에 민감한 중국인의 요구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차이나텔레콤은 하반기와 향후 전망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경쟁업체인 차이나넷콤과 PCCW의 제휴에 대해 경계심을 표시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가 하반기부터 차이나넷콤과 PCCW로부터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이나넷콤은 현재 차이나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중국 남부지방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부터 PCCW의 홍콩 핵심 통신사업부문을 인수하는 협상도 추진하고 있다. 차이나넷콤은 PCCW 인수를 통해 중국 남부지역과 홍콩을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샤오링통 서비스도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가입자당 수입도 작년보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나텔레콤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을 전개하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아직 사업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허가를 얻더라도 새로 3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점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선 네트워크 구축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이 합병한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차이나텔레콤이 하반기를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