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월드사이버게임즈에 거는 기대

지난 6월 발표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한국 문화산업 국제경쟁력 분석’에 따르면, 해외 선진국가들과 비교해서 음반, 출판, 영화 등의 산업보다 한국의 게임산업이 발전 전망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과 함께 프로게이머, 게임방송, 게임관련 매체가 증가하고 대기업의 프로게임단 창단 및 프로게임리그 확대 등으로 우리나라는 e스포츠의 선두주자로 세계 게이머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월드사이버게임스(WCG) 2004’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음달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된다. 세계 최대 게임 페스티벌인 WCG는 지난 2000년 WCG챌린저로 시작해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2001년 서울에서 제1회 대회를 시작해 오늘까지 성장해왔다. 올해 60여개국 700여명의 선수가 본선대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WCG는 프로와 아마의 구분없이 진정한 스포츠맨십과 우정을 바탕으로 화합의 한마당을 이루어 내는 전세계 게임올림픽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할 것이다.

 급속히 성장한 대회 규모와 함께 WCG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것은 진정한 전세계 e스포츠의 전도사로서, 또한 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문화 저변 확산의 첨병으로서 대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다.

 해외 개최 원년인 올해 한국 국가대표선발전은 호스트 시티 개념을 최초로 도입, 대구 e스포츠 페스티벌과 연계해 게이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하나의 문화행사로 꾸며져 WCG를 포지셔닝 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다행히도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은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개최도시였던 대구지역 주민에게 게임대회가 게이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일반시민과 함께하는 하나의 즐거운 축제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WCG의 슬로건인 ‘게임 그 이상(Beyond the Games)’은 이러한 WCG의 노력을 집약적으로 표현해주는 단어일 것이다. 단순한 게임대회를 넘어서 일반시민에게 e스포츠의 가능성과 게임산업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WCG의 역할이자 의무일 것이다.

 전세계 60여개국에서 개최되는 각국 국가대표 선발전도 이러한 WCG의 모토를 구현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브라질에서는 WCG2004 선발전을 개최하면서 지역 내 빈민구호를 위한 기부행사를 진행했다. 대회 등록비를 받지 않는 WCG이지만 브라질대회에서는 WCG 참가 선수들에게 1kg 상당의 부패하지 않는 음식 재료를 등록비 형식으로 기부하게 해 모인 음식재료를 지역 고아원 및 빈민구호시설에 기부했다.

 WCG의 각국 예선을 바라보는 해외 게이머들과 관련 기업들은 한국을 게이머의 천국 및 테스트 베드로 인식하고 한국의 게임문화와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경우 BBC가 예선전을 수차례 보도하고, 미국 CBS에서도 올해 예선전을 프라임 시간대 뉴스시간에 방송하는 등 해외미디어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해외 미디어의 WCG와 한국 게임문화에 대한 관심을 WCG2004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도 결국 WCG의 중요한 책무가 될 것이다.

 현재 WCG는 WCG 2004 본선대회를 위해 각 민족의 댄스공연 및 태권도 시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저명한 게임 개발자를 초청하는 게임 콘퍼런스 및 게임관련 IT 업체의 전시공간 등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단순한 게임대회를 넘어, 전세계 젊은이들이 우정을 나눌 수 있으며, 개최 도시의 시민에게는 즐거운 축제를 제공하는 ‘게임 그 이상의 축제’를 만들기 위해 WCG는 앞으로도 헌신할 것이다. 이러한 WCG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한국 게임문화와 e스포츠의 가능성을 전세계에 알려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홍섭 ICM 사장 hank@icm2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