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 `분할매각` 바람

 국내 휴대폰업계에 분할 매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견·중소휴대폰업체들이 대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이 불발로 그치자 핵심 사업 매각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분할 매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적인 휴대폰 연구개발(R&D)업체인 기가텔레콤이 미국의 휴대폰업체인 유티스타컴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연구부문을 20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텔슨전자·맥슨텔레콤·세원텔레콤 등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업체들도 분할 매각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자본주를 물색중인 맥슨텔레콤의 경우, 덴마크의 연구소만을 인수하려는 업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맥슨의 결심에 따라 분할 매각의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맥슨텔레콤은 현재 공식적으로 “덴마크 연구소만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최대주주였던 세원텔레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맥슨텔레콤이 최후의 수단으로 덴마크 연구소 매각을 통해 소생을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맥슨텔레콤 관계자는 “덴마크 연구소를 탐내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대만의 몇몇 업체들과 M&A 협상을 진행중인 텔슨전자도 M&A가 무산될 경우 R&D 부분만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외국업체들과 M&A가 진행되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히 수 없다”면서도, “화의 개시 절차가 시작된 만큼 회생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해, 분할 매각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견·중소 휴대폰업계가 하루 빨리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당수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M&A가 어려우면 분할 매각을 통해서라도 회생을 모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중소 휴대폰업체들이 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생산 전문업체 등으로 변신하면, 재기를 노릴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