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브라우저 사실상 표준의 길로

국내 무선인터넷플랫폼이 토종 규격인 ‘위피(WIPI)’로 통합된 데 이어 휴대폰 브라우저 시장도 사실상 단일 표준화의 길을 걷는다.

 이에 따라 휴대폰 간 상호 호환으로 가는 길도 열렸다. 여러 브라우저에 맞춰야 했던 무선인터넷 사이트 개발자들의 비용 절감이 예상되며 사용자 편의도 개선될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 ‘왑(WAB)2.0 브라우저’로 인프라웨어(대표 강관희)의 솔루션을 채택한 가운데, KTF도 자사의 ‘쿤브라우저’와 함께 인프라웨어 솔루션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화가 정부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 휴대폰 브라우저는 시장 논리에 의한 자발적 통합의 길을 걷는 셈이다.

 KTF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익스플로러(ME) 브라우저에 바탕을 두고 자체적으로 발전시킨 ‘쿤브라우저’를 사용해왔다”며 “인프라웨어 측과 기존 콘텐츠에 대한 하위호환성을 맞춘다는 것을 전제로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인프라웨어의 곽민철 이사는 “KTF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왑2.0 버전 브라우저를 개발해 3개 이동통신사업자 간 상호호환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의 텔레카와 국내 인프라웨어 등 2종의 브라우저를 채택해온 SK텔레콤도 최근 인프라웨어의 왑 브라우저 하나로 통합키로 잠정 결정했다. SK텔레콤의 설원희 상무는 “2개 브라우저 채택시 관리 효율성이 떨어져 인프라웨어 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텔레카코리아의 황도연 지사장은 “올 말쯤이면 텔레카의 브라우저를 탑재한 신규 휴대폰 출시가 끊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휴대폰 브라우저의 기능은 PC의 브라우저와 마찬가지다. 휴대폰에서 무선인터넷 사이트로 접속하도록 지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브라우저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면, 무선인터넷 사이트 개발자들은 한 가지 브라우저에만 맞춰 개발, 이동통신 3사에서 모두 서비스할 수 있어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웨어의 곽민철 이사는 “현재 인프라웨어의 왑2.0 브라우저가 탑재된 휴대폰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을 합쳐 600만대 정도이며 이들 휴대폰 간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의 모든 브라우저가 통합돼, 무선인터넷사이트 개발업체에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추구하는 측면이 강해, 하나의 솔루션을 모두 채택한다고 해도 완벽한 상호호환성을 지원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