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업체들이 회로 선폭 90㎚(나노미터, n=10억분의 1) 반도체의 양산에 본격 착수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2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UMC가 올 1분기(4∼6월)부터 90㎚ LSI를 양산한 데 이어 1위 기업인 TSMC도 올해 말부터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 그동안 반도체를 수탁 생산해온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미세 공정의 LSI를 직접 생산키로 함에 따라 향후 제조업체와 파운드리업체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직접적인 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LSI는 회로의 미세화가 진행되어 왔지만 90㎚ 회로의 경우 전기 누전 등이 자주 발생해 회로 설계와 생산을 동시 진행하는 종합 반도체업체가 생산하는 게 더 유리했다.
이번 TSMC와 UMC의 90㎚ LSI의 양산은 그동안 축적해온 회로 설계 대행 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기반으로 종합 반도체업체들과 거의 동일한 시점에 양산 체제에 들어감에 따라 ‘파운드리 업종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TSMC는 올해 3분기(10∼12월)부터 90㎚ LSI를 양산한다. 직경 300㎜ 대형 실리콘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신죽시 최첨단 공장 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미 이 회사는 약 25개 고객사와 공동으로 40 종류 이상의 90㎚ LSI 실험 생산을 마친 상태다. 회사 측은 “기술적인 문제가 전혀 없어 고객들의 주문만 있으면 언제라도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UMC는 올 1분기에 90㎚ LSI 양산을 개시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 291억7700만대만달러(약 1040억원) 가운데 1%를 90㎚ 제품이 차지했다. UMC의 90㎚ LSI는 휴대폰 제어용 LSI, PC 영상 데이터용 LSI 등 12종류 이상이 양산되고 있으며 주요 고객으로는 TI 등 미국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세계 반도체업계에서는 지난 달 인텔이 내년부터 선폭 65㎚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선언하는 등 미세화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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