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디지털오디오방송(DAB) 표준 및 보급 기관인 월드DAB포럼이 올 연말까지 국내 지상파DMB 규격을 유럽통신표준화기구(ETSI)에 상정키로 했다.
7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사무총장 김홍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12차 월드DAB포럼 기술위원회(TC)회의에 TTA를 포함한 9명의 대표단이 참가해 국내 지상파DMB표준(TTAS.KO_07-0026)을 제안, 이 같은 성과를 얻어냈다. TTA 대표단에는 ETRI, 삼성전자, LG전자, 넷앤티비 등이 참여했다.
TTA 측은 “월드DAB포럼 TC회의에서 지상파DMB의 확장성 및 타 규격 간 호환성 등에 대해 토론을 벌인 결과 한국 규격을 기본으로 한 DMB 규격을 올해 내 월드DAB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ETSI에 상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의 TTA 대표단과 월드DAB포럼 간 협력을 통해 유럽 표준 상정 절차를 진행키로 합의했다. TTA 대표단과 월드DAB포럼의 이 같은 합의에 따라 국내 지상파DMB 규격이 유럽 표준으로 채택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지상파DMB 표준은 기존 유럽 DAB표준인 유레카-147에 기반을 둬 고속 주행중에도 선명한 비디오 수신이 가능하도록 국내에서 개발된 새로운 방송 표준이다. 차세대디지털방송표준포럼(의장 이상욱 서울대 교수)에 의해 초안이 개발되고 지난달 TTA를 통해 국내 방송 표준으로 제정돼 그동안 국제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월드DAB 포럼의 경우 지난해 6월과 올 6월 의장단이 방문했으며, 4월에는 아시아DMB위원회가 방한키도 했다.
TTA 측은 “월드DAB포럼은 DAB와 관련된 유럽 표준의 제정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가지고 있는 단체”라며 “이번 합의로 지상파DMB 규격의 유럽 표준 채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방송규격분야에서는 유럽이나 북미지역 표준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서 쓰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며 “이번 지상파DMB 규격에 우리 목소리를 내게 돼, 국제 방송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월드DAB포럼은=월드DAB 포럼(의장 애니카 니베르그)에는 BBS,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JVC, 파나소닉, 후지쯔 등 DAB 관련 업체와 ITU, ETSI, EBU 등 국제표준화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90여개 업체 및 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유레카-147에 기반을 둔 DAB 서비스의 홍보와 보급 촉진을 주된 임무로 삼고 있다. 특히 월드DAB포럼의 기술위원회는 관련 표준을 개발, ETSI를 통해 유럽 표준으로 제정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한국에선 TTA, ETRI, KETI, KBS, 삼성전자, LG전자, 퍼스널텔레콤 등이 가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