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경제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외신에 ‘일본 기업들 본토로 속속 U턴, 제조업 공동화가 멈췄다’라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몇년 전부터 효율성이란 미명 아래 많은 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생산기지를 일본으로 다시 옮겨오고 있으며 산업분야도 다양화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이런 국내 회귀는 기술 유출과 일본의 산업 공동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국 기업들도 몇년 전부터 낮은 인건비를 찾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물론 산업 공동화에는 단점과 더불어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의 사례는 산업 공동화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지식 기반으로 변환하여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한국 기업들은 일본의 시행 착오를 진지하게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다.
일본 기업의 생산기지 U턴 비결은 바로 ‘생산성 혁신’이다. 일본 기업들이 국내 생산과 해외 생산의 비용을 분석한 결과 커다란 격차가 없다는 것을 몸소 배우게 된 것이다. 또한 지식 기반의 산업에 집중하면서 첨단 기술 유출의 부작용도 막아야 한다는 장기적인 시각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는 해외가 싸지만 제조업에서의 경쟁력은 저임금이 아니라는 것을 한국 기업들도 파악해야만 한다. 오늘날 저임금은 더는 지속력 있는 경쟁 우위가 될 수 없다. 제조업의 성장과 집중은 생산 현장인 공장에서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활용을 통해 지속력 있는 경쟁우위를 창출해야만 한다. 즉 제조업을 공급자망관리(SCM)와 통합해 숨어있는 물류비 및 유지관리 비용을 줄이고, 정보의 흐름을 더 빨리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조업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실 상황에서 제조업 IT투자는 전체 IT투자의 10% 미만으로 아주 심각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더욱 발전된 경제 환경에서 제조업의 미래 생산성 확보를 위해선 ICT 투자가 급선무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들은 최신 출현하고 있는 RFID·무선랜 등과 같은 ICT를 공장에 접목시켜 공장과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명하고 철저한 정보가 흐르도록 해야 한다. 또는 공장과 사무실(ERP)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합하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이런 패러다임의 변환은 교육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 및 지역에서의 협력도 이뤄져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대부분 글로벌 제조업체도 아직 제조업과 공급망을 전략적 우위 및 경쟁력 있는 차별화 도구로서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기회가 있다. 한국은 막강한 IT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며,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성장 잠재성이 높은 이 전략적 우위 분야에 집중 투자, 발전시킨다면 한국 경제는 분명한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경쟁력은 지속력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분명히 저임금 시장으로 아웃소싱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력 있고 장기적인 이 점을 손안에 움켜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최신의 ICT기술과 공장의 통합과 활용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제조업과 공급망 통합을 전략적인 경쟁 차별화로 활용해야만 한다. 한국의 차세대 산업경쟁력 확보는 생산성 혁신을 통한 제조업에 있다.
<데이비드 존슨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 대표 dgjohnson@ra.rockwe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