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컨트롤러 카드가 `뜬다`

하나의 카드 안에 다양한 정보를 내장하는 사업이 늘어나면서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할 수 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자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반(F&S)는 향후 4년간 세계 스마트카드 시장이 연평균 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F&S는 스마트카드 중에서도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의 성장률이 같은 기간 16%에 달하며 스마트카드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칩과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모두 갖춘 카드를 말한다.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는 작년 11억개를 출하하며 스마트카드 시장에서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선 점유율 51.9%를 차지했다. F&S는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 시장은 계속 확대되어 2008년에는 전체 스마트카드 시장의 70%까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는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 교통카드와 휴대폰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곳은 휴대폰이다. 휴대폰 가입자가 GSM 네트워크 접속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입자 인증 모듈(SIM)’에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가 사용된다. 현재는 연간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 출하량의 3분의2가 SIM에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와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고,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GSM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마이크로컨트롤러카드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세계 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ID 사업이다. 홍콩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ID’ 사업이 좋은 예다. 운전면허증과 도서관 카드 등으로 활용될 스마트ID 카드는 지문 등의 생체정보를 내장하고 부가기능으로 전자서명도 포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이크로컨트롤러의 내장이 필수적이다.

홍콩의 스마트ID 카드는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카드/시큐어테크(CTST) 콘퍼런스에서 ‘2003 획기적인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콘퍼런스에서 마스터카드의 자회사인 몬덱스사가 개발한 카드인 ‘뮬토스(Multos)’를 내장한 스마트ID가 높은 보안 기능으로 각광받았다. 뮬토스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개발한 자바카드와 함께 오픈소스를 이용한 카드의 하나로 스마트카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겜플러스와 악살토를 대체할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오픈소스 이용 제품 시장은 자바가 96% 점유율로 압도하고 있다.

한편 스마트카드 사업이 성장하면서 카드발급업체들의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IBM과 같은 SI 업체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가 추진한 세계 최고 수준의 ID 카드 시범 발급 사업도 IBM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사업을 담당한 폴 맥커운 IBM 스마트카드 솔루션 책임자는 “카드가 복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수록 가치도 높아진다”면서 “카드 기능이 향상될수록 그만큼 관리도 어렵게 된다”고 말해 SI 업체가 수행하는 관리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